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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크리스마스 이브.
혼자 보낸 크리스마스 사연 얘기를 들으니까 5년전 크리스마스 이브날이 생각나네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1년 세 계절 내내 남자친구가 있다가 12월 무렵만 되면 이별하는 게 저였습니다.
그런데 주위에 은근히 이런 사람이 많더라구요. ^^
2년 연속으로 우울한 겨울을 맞이하게 되니깐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저는 반 폐인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전화가 한통 걸려왔어요.
군대 간 친한 동기 녀석이 면회 좀 한번 꼭 와달라고 사정 사정을 하는데 처음엔 한귀로 흘렸습니다.
그런데 몇날 몇일을 사정사정을 하는데-그것도 콜렉트콜로;;;;;;-이유도 참 속 보이더라구요.
내 친구중에 니가 제일 예뻐서 그러니까 한번만 꼭 와달라는 둥
니가 정파이 들고 오면 우리 부대가 난리가 날꺼라는 둥 온갖 감언이설로 저를 유혹하더니
나중에는 너 XX이랑 헤어져서 지금 솔로고, 나도 **이랑 헤어져서 외로워죽겠다며 아픈 곳을 찌르는데
저희 둘다 과커플이었거든요 ㅋㅋㅋ
혼자된 사람들끼리 위로나 해주자 싶은 마음이 들어 면회를 가게 됐습니다. 그것도 크리스마스 이브날요.
왠만하면 안갔을텐데 그때 저희 오빠가 막 제대를 했을 때였거든요.
군대에선 친구가 면회 와주는게 그렇게 기쁘고 반가울수가 없다며 얘기하는데 마음이 흔들린거죠.
친구가 말한 정파이 들고 통닭 한마리 들고 계룡으로 갔습니다. (사실 집하고 많이 가까워서 ㅋㅋㅋㅋㅋ)
진짜 반가워하더라구요. 우는줄 알았어요.
후줄근하게 입고 가서 여자친구로는 보이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선임들이 저를 유심히 보더라구요.
저도 괜찮은 선임이나 후임 있나 살펴봤지만 ,,, ㅠ
크리스마스 이브날 남자친구도 아닌 그냥 친구 면회간 사람이 흔할까요???
그래도 저보다 군대에서 더 외로웠을 친구에게 웃음을 준 하루여서 보람된 하루였습니다.
덕분에 저도 많이 외롭지는 않았구요.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부대 애인없는 동료들끼리 내기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애인 아닌 여자친구가 면회를 오나 안오나 ㅋㅋㅋ 근데 제가 덥썩 물은거죠.
지금도 만나면 그때 얘기 해요. 진짜 고마웠다구 ㅋㅋㅋ 베프거든요 제 부탁은 거절도 잘 안해요.
군대에서 외롭게 지내는 친한 친구가 있다면 면회 가보세요. 평생 은인이 될지도 모르고 어쩌면 인연도? ㅋㅋ
근데 언니 사실 올 크리스마스는 저 남자친구랑 보낸답니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