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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월 딸의 맞벌이 엄마아빠 적응기를 응원하며

안녕하세요

22개월된 딸을 둔 아빠입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달리 가끔은 춥고 가끔은 답답한 대기질로 적응이 쉽지 않은 봄, 저희 딸은 다름아닌 맞벌이 엄마아빠에게 새롭게 적응하는 중입니다. 지난 23.5월 딸이 태어난 후 아내와 제가 연달아 육아휴직을 했기에 그동안에는 딸에게 부모의 공백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복직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맞벌이 부부의 일상이 시작된 것입니다.


허겁지겁 준비해야하는 출근 겸 어린이집 등원길, 아플 때마다 눈치보며 써야하는 연차, 어딘가 한 군데씩 펑크가 나는 회사일이나 집안일. 사실 복직 전에는 이런 것들을 크게 염려했습니다. 순전히 직장인 부모가 부모에게 닥칠 어려움을 걱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어려운 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등원을 거부하고, 이전보다 더 떨어지지 않으려하고, 울음으로 상황을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게 된 딸의 모습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새 학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씩씩하게 등원하며 우는 친구들도 달래주던 우리 딸. 어린이집 가기를 정말 좋아했던 딸인데, 요즘에는 등원길에 자주 울음을 터뜨립니다. 오늘도 어린이집에 들어가자고 하니 "엄마, 아빠랑 집에 있고 싶어"라고 하더라고요. 지방출장으로 하루 외박을 한 날은 딸이 제 침대에서 자기도 했습니다. "아빠 너무 보고싶어. 유진이 슬퍼"라며 제 침대 제 베개에 누워 잠들었다는 겁니다.


이런 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 마음도 너무 아립니다. 그냥 붙어있으면 안될까, 아쉬움도 사무치고요. 그런데 우리 딸은 오죽할까요. 저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히지 않을겁니다. 아직 제 딸에게는 부모가 우주의 거의 전부일텐데, 엄마아빠와 예전만큼 붙어있을 수 없고 뭐든지 다 해줄 수 있는 시간이 있던 그때와 달라진 모습이 아마도 쉽게 적응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저보다는 딸의 아쉬움과 낯섦이 더 크게 느껴질거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마음이 참 복잡합니다.


그래도 만물이 소생하고 다시 희망이 싹트는 봄. 시간이 걸릴 수는 있겠지만, 우리 딸도 잘 적응해나가리라 소망해봅니다.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엄마아빠와 딸이 서로를 생각하는 애틋함이 같다는 사실을 딸도 느낄 수 있도록 주어진 시간 안에서 딸과 최선을 다해 밝게 웃으며 소통하려합니다.


아직 한참 어린 딸에게 이 사연 속 마음이 말과 글로 온전히 전달되기를 바라는건 어불성설이겠죠. 그럼에도, 딸을 향한 저의 마음이 빛 바래지않도록 다짐하고자 마음을 담은 응원을 보냅니다.


유진아, 엄마아빠가 둘 다 회사에 가고 저녁이 다 되어서야 데리러 가서 고단하고 서운할 수 있어. 그래도 아빠가 이전처럼 평일 대낮에 같이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일상을 약속할 수는 없어. 하지만 유진이와 눈 마주치는 모든 순간, 사랑을 담은 눈빛으로 바라보겠다는 약속은 할 수 있어. 유진이의 목소리를 듣는 모든 순간, 어떤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않겠다는 약속도 할 수 있어. 맞벌이 엄마아빠를 처음 경험해서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테지만, 엄마아빠는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항상 유진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줘. 유진이가 적응하는 그 날까지 응원을 아끼지 않을게. 항상 고마워 우리 딸!



안진우 / 세종특별자치시 다정중앙로19 가온마을 4단지 403동 704호 / 010-5122-9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