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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고향은 \' 꽃바위\'

나의살던 고향은,,,, 바로  '꽃바위' 라는 이름을 가진,  대전의  한 변두리 마을이랍니다.
아랫마을,  윗마을 통틀어  20여채밖에 안되는 아주 작은마을이었지요.

마을 앞에 '꽃봉'이라는 봉우리 있는데,   그곳에서  진달래가 피는 봄이면  동네 잔치를
했답니다.  어른들은 북이며  장고  꽹과리,  징을 치고  계곡옆에  솥을 걸고  얼큰한
동태찌게를 한솥 끓여내어  동네 어른들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진달래 꽃잎을 넣은 화전과  막걸리 맛도 일품이었지요.   어른들 몰래  막걸리 한사발에
당원 한알 넣어서  달달한 막걸리를 나눠 먹었던 기억도 납니다.
꽃봉 계곡에는  가재도 많아서  가재잡기도  우리들의 놀이중 하나였지요.

지금같은 겨울이면,,, 동네  논에서  썰매를 타며 놀았지요.  썰매타기가 조금 지루해지면
깡통이나 피트병 하나  얼음판에 놓고   송곳으로  치면서   저희들만의 하키 놀이도 하고,
사방치기나  자치기,  말뚝박기 놀이도 했지요.
그렇게 놀다가   배고파지면   집에서  가져온 고구마  감자 그런것들을  구워먹기도 했답니다. 

불얘기를 하니,  저희집 화롯불 생각이  나는군요.
곰담배를  피우시던 할머니  방에   항상 아버지가 군불을 지펴서 만든 숯불을  담아
화로를  들여놓으셨지요.   그 화로에  할머니와 엄마가 썰어놓은  떡국떡을  올려 납작한
떡이  볼록해지면 꺼내서 호호 불며 먹었던  떡국떡,,,  된장찌게  보글보글  끓여서
먹었던 기억,,,  밤이랑 고구마도  그속에 묻어두었다가 꺼내 먹었던 기억...
저희 집에는 감나무도  두그루 있었는데,  하나는  넙죽이감나무,  또하나는 뽀족이 감나무
였지요.  그중에서 넙죽이 감나무의 감은  서리 맞은 감을 따서  장독대에 있는 항아리에
짚을 깔고  감을  차곡차곡 넣어두셨는데,,,  겨울이면  말랑말랑 홍시가  살짝 얼어서
참 맛이 있었답니다.  밤이면  살금살금  그 감을 꺼내먹었는데,,, 그럴때마다  잠귀 밝은
할머니의 호통소리가  들리곤 했지요. 

그때는 지금보다  더 추웠지만   아침밥만 먹으면   비료포대에 볏짚단 넣어  동산에
올라  눈썰매 타기  바빴고,  갈퀴랑  자루 하나 들고   솔잎이랑 나뭇가지 모아서
땔감도  해오던 어린시절  그때 그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지금은  그곳에  천문대와  여러 연구소들이 들어와  예전에 정겨운 모습은 볼수 없지만,
그래도  저희 시골집터는 그대로 남아있어,  다른사람이  임시로 살고 있다고
하네요.
이맘때즈음이면  불린 떡살을  머리에 이고,  30분이나 떨어진 방앗간에 가서 가래떡을
빼다가   윗목에 펼쳐  꾸덕꾸덕해지면  할머니와 어머니가  떡을 썰던  모습,  온가족이
둘러앉아   만두피를 밀고,  김장김치 송송썰어 만든  만두속을 넣어  만두를 빚던풍경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모닝쇼  가족들도 따뜻하고  행복한  설날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