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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내 소중한 추억의 묶음...

친정인 김해에 내려가서 우연히 찾아서 내어본 내 일기장..
초등학교때 쓴 일기장이었어요.
너무나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마음에 들추어 봤죠..
바른 정자체로 써 내려간 일기엔 그 하루의 일들이 가득가득 적혀져있었어요.
한장한장 넘기면서

"어머..이때 이런일이 있었네..아~이땐 이렇게 하고 내가 놀았구나...."

등등 알기쉽게 쓰여져있더라구요.
친정집이 이사를 참 많이 했는데..어머니께서 이사하시기전 젤 먼저 챙기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작년에 초등학교 퇴직을 하셨는데..초등학교 교사로 계실때 아이들 일기를 한동안 쓰라고 하시고는 내가 쓴
이 일기장을 보셨대요.
시간이 많이 흐르고 세상이 많이 변해도 내가 어릴때 생각하는 것들이나 지금의 아이들이 생각하는것들이
거의 비슷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알겠다고..
선생님께서 검사해서 도장을 받고..더 좋은 도장을 받기위해 더 정성껏 일기를 썼던 기억이 조금씩조금씩
나더군요.
신기한건 일기장이 5권씩 묶음으로 서로 앞장과 뒷장을 실로 꿰메져있었어요.
어머니께서 쭉 연결시켜놓은신거였어요.
만약 낱개로 한권씩 있었으면 잃어버리기쉬웠을텐데...이렇게 묶음으로 되어있으니 보기도 편하고..^^

"엄마..이걸 아직도 가지고 있었어요?"
"그건 너의 초등학교 추억이야..읽어봐라...얼마나 재밌는지..웬만한 소설책보다 낫다...ㅎㅎ"

사실 맞는 말이예요..일반 소설책보다 훨씬 재미있게...즐거운 얘기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었죠.
내가 누굴 좋아했는지...그때 마음이 어땠는지...어딜 친구들과 놀러갔었는지..
정말 굉장한 보물을 발견한듯 신기하고 신났었어요.
책장에 꼿혀있는 일기장이 딱 30권이었어요.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때까지 적은 소중한 추억들이 고스한히 담겨져있는겁니다.
물론 사이사이 안적은 날도 있었어요...^^
특별한 일이 없었거나 어제와 똑같은 일들의 연속이었거나.....아마도 그래서 안적은듯해요.
그래서 그 일기장을 본후 나에게 (30)이란 숫자가 참 소중한 추억의 숫자가 되어버렸어요.
우리 큰아이초등학교때 썻던 일기장도 고스란히 집에 있어요.
아마도 내 아이가 나만큼 컸을때 우연히 이렇게 자기가 쓴 일기장을 보고 추억에 잠길수 있게 모아둔거죠.
아마도 우리 친정어머니께서도 그런 마음이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사는게 바쁘다보니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는 이 마음...한번씩 뵈면 참 많이 미안합니다.
일기장처럼 멋진 추억을 같이 만들어가고 싶은데..그렇게 잘 되지 않는것 같아서 말이죠..
그 묶음의 일기장..
어머니께서 가지고 가라고 하셨지만 저는 친정에 계속 두고 있습니다.
추억을 가끔씩 ..한번씩 들여다보고 싶어서말이죠..
친정에 가면 그 추억을 꺼집에 내 보고 싶기도 하고 말이예요.^^

우리 아이들에게는 보여주지않았어요..^^
사실 살짝 들여다보는 나만의 추억이 하나쯤은 있어야할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