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즐2 편지쇼
어머니 사진 가져왔어요.
방송 잘 듣고 있습니다.
아버지
날씨가 많이 아침저녁으로 많이 쌀쌀해 진것 같습니다.
요즘 무릎이 아프시다고 병원에 다니시는데 좋아지셨는지요?
어머니 돌아가신지도 올해로 6년째 되네요.
살아생전에는 아버지 어머니두분 아웅다웅 소소한 싸움이 많은지라, '우리 부모님은 사이가 별로 않좋으시구나' 생각했었어요.
어머니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말상대가 제가 되고 보니, 어머니하고 연애시절 이야기며 신혼시절이야기를 할아버지가 되신 아버지에게 새록새록 듣게 되네요.
두분 삶이 힘들고 고달퍼서 아웅다웅 하신거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아버지는 젊은 시절 어머니와 연애하면서 찍은 사진 ,결혼식 사진, 신혼시절 사진을 보시며 어머니를 추억하고 계시지요.
제사 지내고 반주한잔 하시며, 다 자란 아들인 저에게 어머니 이야기를 하시며 좋은 시절이 되어 손자,손녀들 재롱을 보시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눈물이 글썽 이시는 아버지를 보네요.
제가 사춘기 시절 한창 반항하고 일탈할때도 아버지는 한번도 매를 드신적이 없으시죠. 아버지와 이렇게 친구처럼 이야기 하고 웃을 수 있는 힘이 된게 아닌가 싶네요. 지금에서야 그게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오히려 말썽한번 안 부린 자식들이 고맙다고 하시니, 아버지는 정말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사시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제 초등학생인 아이둘을 키우면서도 아이들이 말을 안듣고 속썩이면 울화통이 터져 어찌할바 모르는 저를 보면서 새삼 아들 형제를 키우며 매한번 안드신 아버지의 인내력에 새삼 존경심까지 생기기도 합니다.
제가 할일은 아버지 곁에서 말동무가 되어 드리는 것이 전부입니다만, 자주 아버지 어머니 연애시절이야기 물어보고 들은 이야기 다시 들어도 오히려 재미있네요.
어제는 외갓집에 들러 어머니사진을 가져왔네요. 이번주에는 어머니 학창시절 사진보며 새로운 이야기로 아버지와 한참을 이야기 꽃을 피워 보려 합니다. 아버지 기대하세요.
세월이 흘러 아버지를 닮은 아들인 저도, 아버지처럼 되겠지요
좀더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아들 올림
아버지가 좋아하는 노래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