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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오후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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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 05분 로컬방송

[목]즐2 편지쇼

아빠~ 사랑해요

아빠~
많이 보고 싶어요
아빠~
많이 그리워요
아빠~
아빠랑 함께 했었던 추억들이 아롱아롱 하나 둘 씩 떠올라요
제가 국민학교때 산수가 어려워서 끙끙 대자 아빠는 제게 하나하나 차근차근 가르쳐주셨어요
아마도 시간을 계산하는 문제였던 것 같은데....
아빠가 아무리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주셔도 전 끝까지 이해를 못했었죠
 아빠의 친절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계속 고개만 갸우뚱 하는 바람에 아빤 참 많이도 답답하시고 속이 상하셨을텐데도 아빠는 전혀 화를 내지않으셨어요
아빤 그렇게 제게 참 좋은 분이셨어요
그런 아빠이기에 전 참으로 죄송했었지요
자꾸 자꾸 이해가 안갔지만 나중에는 설명을 열심히 해주시는 아빠께 너무나 미안해서 그냥 "이제 알아요"라고 대답했었지요
그리고 아빠가 가족들 부양하시느라 밤늦게 집에 오시면 가끔 "얘~ 경선아 꿀물 좀 타줄래"라고 말씀하시곤 했었어요
기억나시죠?
그럼 전 얼른 꿀물을 대충 타드리고는  또 얼른 제 방으로 쏘옥 들어갔구요
제 방에 맛있는 꿀단지를 숨겨놓은 것도 아니었건만 어쩜 전 그리도 제 방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었는지요
아빠랑 같이 텔레비젼도 재미있게 보고 같이 노래도 부르고 같이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웠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전 너무나 철부지였던것 같아요
언젠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여름날 저녁,
 그 날도 아빠는 하루종일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부랴부랴 지하철을 타고 늦게 집에 오셨어요
 샤워를 하고 나도 너무나 더워서 아빠가 베란다 문을 열려고 하면 엄마는 "문 열지 말아요 먼지 들어와요" 라시며 못열게 하셨잖아요
그럼 아빠는 화 한번 안내시고 순순이 선풍기에 몸을 맡기셨었죠
선품기 바람이 무척 더운데도 아빠는 엄마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으셨기 때문이라는 것을 전 알아요
아빠는 ~
그렇게 늘 언제나 남을 배려하고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시는 그런 좋은 분이셨어요
모두들 아빠를 호인이라고 부르셨지요
저를 아는 어른들께서는 "너희 아빠 같은 분 없으시다"라고 이야기해주셨고
엄마에게는 이웃 분들이 항상 "어휴~ 남편 분이 너무 좋으세요"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었죠
전 그래서 아빠가 항상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웠어요
아빠~
세상에서 제일 훌륭하고 멋지셨던 아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