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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오후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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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즐2 편지쇼

노년을 홀로 외롭게 사시는 어머님께

17살 한창 꽃다운 나이에 종가집 며느리로 우리 집에 시집을 온 우리 어머니...~~.

시부모 공양에 7남매 자식 뒷바라지,게다가 종가집 며느리 역할까지 하시느라

손과 발이 거북이 등처럼 울퉁불퉁해져도 오직 자식 걱정만 하시던 어머니!

살림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밤이 늦도록 새끼틀에 매달려 새끼(짚으로 꼬아 엮은 줄)를

꼬느라 팔다리가 저리고 한여름철이면 앞산에 올라 칡넝쿨을 끊어다가 실을 만드는 공장에

내다 파느냐고 허리가 굽어진 ......~~그런 험한 세월을 겪다가

이제는 팔순이 훌쩍 넘으신 불쌍한 우리 어머니.

 

어머니 연세가 사십 줄에 들어서서는 어느 날, 다 키운 생떼같은 셋째 아들이

갑자기 이름 모를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에는 

또 다시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해병대 대대장으로 전도양양하던

넷째 아들이 3년동안 위암으로 투병하다가 세상을 뜨다 보니 어머니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 나중에는 숯검정이 다 되었지요.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데 우리 어머니는 하나도 아닌 둘이나 가슴에 묻고 삽니다.

그동안 살아오신 세월이 얼마나 가슴이 아플지 생각하면 이 막내아들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집니다.

그렇게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면서 세상을 살았으면 당신 몸이라도 성해야 할텐데

우리 어머니는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어느 해 여름 날, 텃밭의 호박을 따다가 독사에 물려 온 몸이 퉁퉁 붓는

큰 사고도 있었고 당신 나이가 오십대 후반에는 병원에서 오진으로 인하여 위암도 아닌데

위를 반으로 잘라내는 큰 수술도 겪어야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서 온갖 풍파를 다 겪고 사신

우리 어머니는 남편 복조차도 타고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아버지 나이 65세 때 시골 집에서 새벽 화장실을 다녀오시다가

문지방을 채 넘기도 전에 쓰러지셔서 유언 하나 남기지도 못하고 운명을 하셨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별의별 고난과 역경을 다 겪는 것이 삶이라지만

우리 어머니의 살아온 세월을 생각하면 자식으로서 한숨만 나오고 눈물이 글썽거려집니다.

 

그런 어머니를 막내인 내가 20여년을 모시고 살다가 사정이 너무 어려워져서

2년 반 전에 서울에 사는 막내 누나 옆으로 모셨습니다.

며느리는 많지만 이제는 당신 며느리 조차도 나이가 많고

사정이 구구하다 보니 그 누구 하나 선뜻 나서서 모실

사람이 없고 당신의 성격 또한 만만치 않아서 이제는 노년을 외롭게 홀로 사시는 어머니..~~.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자식 많은 우리 어머니를 두고 하는 말인거 같습니다.

 

얼마 전에 어머니께서 숨이 찬다고 하셔서 둘째 형님하고 목동에 있는 XX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모시고 가는데 어머니 몸을 뵈니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너무 많이 말라서 보기에 너무 안타깝고 안스러웠습니다.

어머니?

막내 아들이 잘 살아야 어머니 걱정을 한결 덜어드릴텐데 그렇지를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 좋은 사람 만났으니 제 걱정은 그만하시고 사시는 동안

어머님께서 내내 건강하시길 막내 아들이 간절히 빕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




어머님을 위해 노래 신청합니다........남진의 어머니 들려주세요..


 

2014. 3. 13.

대전에서 막내 아들 올림

 

연락처 : 010-2406-4341(정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