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추억들♡

 사랑하는 아들이 학교에서 물총 놀이를 한다고 물총을 사달라고 한다. 분명히 물총이 두 개나 있는데도 사달라는 것이다. 왜 또 물총을 사달라고 물어보니 초등학교  수준에 맞는 큰 물총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유도 가지가지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방학식을 하루 앞두고 담임선생님께서 물총놀이를 한다며 물총을 가져오고 갈아입을 옷도 준비하라고 하셨다. 아들은 평소에는 아침에 일어 날 때마다 짜증을 부리는데, 오늘은 친구들과 함께 할 물총 놀이에 아침 일찍 일어났다. 그리고 평소보다 아침도 빨리 먹고 일찍 학교로 갔다. 아들은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갈아입은 옷까지 젖어서 왔다. 그리고 또 친구들을 만나 물총 놀이를 하기로 했다며 또 나가서 옷을 적시고 왔다. 물총 놀이로 하루에 옷을 네 번이나 갈아입었다. 평소에도 워낙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들이 학교에서 그렇게도 좋아하는 친구들과 물총 놀이를 했으니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었을까. 엄마로서 아들의 행복한 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방학인데 아들은 여기저기로 물놀이를 가자고 또 아빠와 엄마를 채근할 것 같다.

 이 세대에 가장 바쁜 그룹이 초등학생이라고 했다. 방학 때 뒤처진 학습을 해야 하고 또 선행학습을 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학원이나 공부방 등으로 가방 들고 바삐 움직인다.

 내 어릴 적 방학은 참으로 자유로웠다. 고개 넘고 산 넘고, 냇물 건너 힘겨운 학교길이 일단은 멈춰지고, 아침에 조금 늦잠을 잘 수 있었고, 아침을 먹고 소쿠리 하나 들고 동네 친구들과 오빠들과 함께, 할머니가 싸주신 찐 감자를 들고 한 시간 쯤  걸어가면 냇가가 나왔다. 냇가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다가 배가 고프면 감자로 점심을 해결하고 또 놀기 시작한다. 아무리 놀아도 재밌고 지칠 줄 몰랐었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냇가에 돌들을 들추며 다슬기를 소쿠리에 잡기 시작했다. 소쿠리에 다슬기가 차고 해가 지면 우리들은 또 한 시간쯤을 걸어 집으로 돌아온다. 엄마는 잡아온 다슬기를 박박 문질러 씻어서 아욱과 된장을 풀어 아주 맛있는 다슬기 된장국을 끓여 주셨다. 점심을 감자로 때운 우린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는, 아빠와 할아버지께서 피워 놓은 모깃불을 가지고 장난을 친다. 마당에 멍석을 깔고 하늘을 보며 저 별은 내별이야! 아니야 저별은 내가 찜 해 놓은 거야 내별이야! 하며 오빠와 동생하고 별가지고 말다툼하다 잠이 들면, 아빠는 우리들을 하나 둘 안아다가 모기장이 있는 방에 눕혀 주셨다. 때론 오빠들은 아빠를 도와 드리려고 소를 끌고 풀을 뜯기고, 난 할머니 일손을 거들어 드린다며 풀을 뽑기도 했다. 방학이 무르익으면 우리들의 얼굴은 까맣게 타서 눈만 반짝 거리고, 피부가 벗겨져서 쓰라리고 아플 때도 여러 번이였다. 늘 우리들의 대부분의 패션은 검정 반바지에 흰 란닝구였고, 갑자기 소낙비가 내리면 동네 아이들은 무슨 축제라도 벌어진 듯, 밖으로 뛰쳐나와 소낙비를 맞으며 동네를 여러 바퀴 돌며 또 물장난을 친다. 동네 도랑에 물이 불어나 흘러가면 너도 나도 대나무 잎을 따서 배를 만들어 띄우며 소망과 꿈을 실어 보냈었다. 또 여우비라도 내리면 토란잎을 꺾어 우산처럼 쓰고 재밌어 하던 시절. 아 ! 그 친구들이 다들 성인이 되어 어디로 가서 살고 있을까? 그들도 나처럼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을까?

 방학이 끝나갈 무렵이면 오빠들과 함께 밀린 방학숙제를 하느라 진땀을 뺀다. 한 번에 몰아서 쓰는 일기와 그림 그리기는 스스로 하고 식물채집이나 곤충채집은 오빠들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숙제를 준비했다. 그 때는 왜 그렇게 방학이 짧게만 느껴지던지. 아들도 겨울방학이 끝나면 여름방학을 기다린다. 아들이 그토록 바라던 바로 그 여름 방학이 온 것이다. 아들의 여름방학 덕분에 행복한 추억에 잠시 잠겨본다.

                      구봉산이 보이는 구봉마을에서 이용숙 보내요.

보내주신 귀한 선물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어머님을 모시고 사는데 고혈압에 당뇨가 있으셔서 흑마늘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십니다. 선물을 받고 나면 역시 기분이 매우 좋아요. 그 기분 때문에 또 은근히 기대하며 추억을 적어 보았습니다. 제가 사용할 수 있는 기초화장품 같은 선물이 있나요? 없으면 적당히 알아서 주세요. very thank! ☺Have a nice 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