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연
정월대보름
입춘이 너무 일찍왔는지 여전히 얼굴이 시리다.
재래시장에는 사람냄새가 많이난다.
그 추위에 어디서 나왔는지 냉이도 눈에 뛴다.
조금있으면 보름이구나.
여기저기 묵나물들이 보인다.
2년전만 해도 어머님생신때는 오곡밥과 묵나물로 저녁밥을 먹었다.
어머님이 하늘나라 가신지도 벌써 3 년째다.
어머님은 당신이 손수 들밭에서 뜯어오신 냉이와 달래 쑥을 캐다 오일장에 내다 파셨다.
시장에 가시면 어머님 인기가 대단하셨다.
"많이들 파셨시유" '개시도 못했시유"
"오늘 손님 좀 있을란가 모르겠시유"
"글쎄 말이유"
"나물 사가유 내가 어제 뜯어 온거유. 이놈 냄새좀 맡아 보시유. 된장국 끓여도 맛있구유 무쳐먹어도 맛있시유"
"애기 엄마 싱싱햐 나물좀 사가"
"할머니 . 할머니 나물이 제일로 싱싱하고 깨끗해요."
"응 그려 애기엄마는 맘씨도 곱고 그려서 내 한줌 더주지"
어머님 신이 나서 파셨다.
어머님은 고사리 핢머니로 통하셨다.
어머님 고사리는 시장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어떤 분은 예약까지 하셨다.
"돈은 받었는데 그에 맞는 굵고 좋은 고사리를 꺾어다 줘야 할틴디..."
걱정을 하시곤 했었다.
그래 야채판돈은 손자 옷도 사주시고 책도 사주셨다.
당신 위해서는 막걸리 한잔값도 아까워 하셨다.
모든게 힘들어도 이 막걸리 한잔이면 모든 시름 다 잊어야.
친구보다도 좋은게 이놈여.그랴도 우리 손자 만은 못하지.
어머님. 어머님이 그리 아끼고 아끼던 손자가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혀유.
아마도 어머님계셨으면 눈에 넣어도 안아플 내 새끼여 하셨겠지요.
이 할미가 우리 손자 교복 그거 하나 해 줄껴.
교복입은 모습보시면 뿌듯해하셨겠지요.
교복입은 아들아이 모습보니 세삼 어머님이 더 그립습니다.
자나께나 저희들 때문에 많이 걱정하셨지요.
이젠 걱정 내려 놓으시고 편희 쉬세요.
오늘따라 어머님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