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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사연

새해에도 불변할 나의 경쟁력

경비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입니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생소한 직업이었기에 처음부터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며 업무에 집중코자 나름 노력을 많이 했지요.

 

하루는 주간이고 이튿날은 야근, 그리고 야근을 마친 그 이튿날은 쉬는 구조가 제가 하고 있는 경비원 일의 업무 스타일이자 매뉴얼입니다. 약 20년 전부터 저는 아침형 인간, 아니 차라리 ‘새벽형 인간’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전 4시면 기상하는 습관이 지금도 여전하니 말이죠. 따라서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주간의 경우 오전 7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하는 시간 엄수는 솔직히 일도 아니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의 방증은 주간근무였던 어제도 아침 첫 시내버스인 05시 43분 차에 탑승하여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불과 06시 10분, 그리곤 전격적으로(?) 야근을 하고 있던 전임자에게 “어서 퇴근하여 쉬세요!”를 외쳤던 데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죠.

 

자화자찬 같아서 면구스럽긴 하지만 여하튼 잠 못 자며 고단한 야근을 한 사람의 입장에서 저처럼 1시간 20분 가량이나 일찍 교대를 해 주는 사람은 정말로 고마운 대상인 법입니다. 물론 결코 뭘 바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죠. 오늘은 또 야근입니다.

 

따라서 평소와 마찬가지로 오후 4시에 집을 출발하여 17시도 안 되어 직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곤 다시금 일찍 교대를 해 주었지요. 그러자 금세 입에 귀에 가서 붙은 전임자는 가스분사기를 제게 건네며 칭찬하는 걸 잊지 않았습니다.

 

“이거 번번이 고맙습니다. 늘 부지런하신 덕분에 저는 집에 일찍 가니까 참 좋네요. 그래서 말인데 홍 형은 분명 복 받으실 겁니다!” 연말연시가 되고 보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누구라도 자주 쓰게 됩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러한 인사는 사실 의례적이고 표피적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구속력이 발동하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지요. 그러함에 오늘 제가 전임자에게서 받은 “복 받으실 겁니다!”라는 인사는 정말이지 가식이 배제된 진실된 칭찬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임갈굴정(臨渴掘井)’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판다는 뜻으로, 평소에 준비 없이 있다가 일을 당하여 허둥지둥 서두름을 이르는 말이죠. 예나 지금 역시도 저의 변함없는 어떤 경쟁력은 바로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또한 시간 약속을 소위 ‘칼 같이 ’지킨다는 것입니다.

 

‘임갈굴정’의 대척점에 위치한, 저의 강력한 경쟁력인 부지런과 시간 엄수의 좋은 습관을 2013년에도 변함없이 견지(堅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