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투데이

물 빠진 마을.."복구는 어떻게..헛웃음만"/투데이

◀ 앵 커 ▶
이번 집중호우로 대전의 평화롭던 시골 마을이 송두리째 물에 잠겼던 소식 전해드렸죠.

물이 빠지면서 처참했던 당시 상황이 드러나고 있는데요.

주민들은 막막한 현실에 헛웃음만 나온다며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박선진 기자가 마을을 다시 찾았습니다.


◀ 리포트 ▶

도로는 온데간데없고
주택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던 작은 마을.

마치 섬처럼 고립됐던 이 마을에 물이 빠지면서 주민들이 하나둘씩 돌아옵니다.

"몸만 빠져나오라"는 이웃의 다급한 전화에
아내와 딸을 깨워 수마를 피했던 김용태 씨.

뻘밭으로 변한 집안.

석 달 전 새로 산 냉장고와 세탁기는
모두 망가져 나뒹굽니다.

딸 방은 떠내려온 침대가 문을 막아
아예 열 수조차 없습니다.

결국 집을 찾았던 아내는 울다 지쳐
대피소로 돌아갔습니다.

김용태/대전 수해 주민
"참.. 웃음뿐이 안 나오죠. 지금 뭐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건질 것도 없고. 지금
어디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이렇게 다
엉켜버려서."

"주택 벽면에는 물이 들어찬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집안 내부를 살펴보면 더 심각합니다. 물이 들어찬 집안에는 여기저기 흩어진
살림들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하나라도 성한 것이 있을까.

물에 잠겼던 살림살이를 부지런히 꺼내보지만 부질없는 일입니다.

강진순/대전 수해 주민
"보시다시피 다 진흙이에요. 쓸 게 하나도 없어요. 휴대폰밖에 없어요. 휴대폰만 들고나왔거든요. 저도 어제는 울었는데 뭐 어떡해요. 할 수 없지."

보트로 긴급 구조된 주민 36명은
대피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무사하다는 소식이 큰 위안이지만
기약 없는 대피소 생활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불편한 몸에 챙겨 먹을 약도 많은 노인들은
더 힘에 부칩니다.

최재건/대전 수해 주민
"하룻밤을 여기서 잤거든. 그래도 이렇게 (집이) 궁금하고 갑갑해. 얼른 가고 싶지 집에.
치울 때까지 기다려야지 어떻게 하겠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

다음 주에 또다시 비가 온다는 소식에
한숨은 더욱 깊어집니다.

MBC뉴스 박선진입니다.
◀ END ▶

박선진



▶대전MBC 코로나19 상황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