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난 주말 대전 도심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인도에 있던 초등학생 4명을 덮쳤습니다.
이중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던
9살 여학생이 끝내 숨졌습니다.
사고 장소는 어린이보호구역이었지만
최소한의 안전에 필요한 울타리도 없었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흰색 승용차가 교차로에서
빠른 속도로 좌회전을 합니다.
그러다 도로연석을 들이받더니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건너편 인도로 질주합니다.
그리고 인도를 걷던 어린이 4명을 그대로
덮쳤습니다.
이중 9살 여학생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 졌지만, 이튿날 새벽 결국 숨졌습니다.
운전자인 60대 남성은 혈중알콜농도가
면허 취소수준의 만취상태였습니다.
숨진 초등학생은 엄마에게 용돈을 받은 뒤
친구들과 인근 가게에 들렀다,
사고현장 바로 건너편에 있던 집으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숨진 여학생 유족
"평소 되게 활발하고 벌써 철이 들어서.
꿈도 많은 애가 벌써 간 게 마음이 슬프고.
저도 많이 챙겨주지 못한 게 너무 많아서
슬픈 (마음입니다)."
항상 '차 조심'을 당부해왔는데
멀쩡히 인도에서, 그것도 스쿨존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에 유족들은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어린이 보호구역이지만
보행자 보호 울타리 등의 안전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사실상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겁니다."
3년 전부터 '민식이'법에 따라 방호울타리
같은 안전시설 설치가 법제화 됐지만 현실에선
무용지물이었습니다.
2년 전쯤 까지 도로와 인도사이에
화단 철제 울타리라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사라졌습니다.
이창용 / 사고 목격자
"넘나들지 못하게 그런 용도였는지 모르겠지만,
뭔가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그게 없어졌어요.
그게 있었으면 좀 덜 다치지 않았을까 애들이."
대전시와 서구청은 '도시 바람길 숲사업'
일환으로 화단 울타리를 없앴다고 밝혔지만
이후 스쿨존 방호 울타리가 설치되지 않은 데
대해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운전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