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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희망곡 이윤주입니다

정오의 희망곡 이윤주입니다

12시 00분

사연&축하

1분만 투자하십시오

엊저녁엔 아내와 모처럼 ‘치소’를 먹었습니다. ‘치맥’은 치킨과 맥주를 의미하듯, ‘치소’는 치킨과 소주를 같이 먹었다는 의미죠. 요즘엔 두 마리 치킨이 대세인지 하여간 양념된 한 마리와 양념을 안 한 이른바 프라이드 치킨, 이렇게 두 마리를 불과 19,800원에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금 과음을 한 게 오늘 대중탕에 가게 되는 원인을 제공했던 것입니다. 시외버스 하차장 뒤에 위치한 커다란 규모의 대중탕은 24시간 영업을 합니다. 시설도 좋고 수질도 잘 관리되어 이따금 찾는 곳이죠.

 

아무튼 여길 들어서려니 거기서 고정으로 구두를 닦는 분이 맨 먼저 보이더군요. 그렇지만 저는 불과 1분 만에 반짝반짝하게 구두를 광내는 기술이 있는 터여서 구두를 맡기지 않았습니다.

 

30분 여 목욕을 한 뒤 집으로 와 평소처럼 구두를 닦았는데 그러자 파리가 앉아도 금세 낙상할 정도로 윤이 나더군요. 그럼 이제부터 ‘1분 만에 반짝반짝, 내 구두 광내기!’의 노하우를 알려드릴까 합니다.

 

집안에 구두의 먼지를 털어내는 구두솔이 하나씩은 다 있겠죠? 먼저 그것으로 구두를 텁니다. 다음으로 검정색이든 주황색 구두든 간에 그 구두에 맞는 구두약의 뚜껑을 엽니다. 이어 아내가 신던 스타킹을 손에 장갑처럼 낀 뒤 구두약을 바릅니다.

 

그리곤 구두의 모든 부분을 쓱싹~ 훔쳐주면 끝이죠. 여기서의 ‘훔치다’는 ‘남의 물건을 남몰래 슬쩍 가져다가 자기 것으로 하다’가 아니라, 주방의 행주처럼 ‘물기나 때 따위가 묻은 것을 닦아 말끔하게 하다’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구두를 닦으면 늦는 경우 1분, 빠르면 불과 30초 만에도 구두를 금방 닦을 수 있는 것이죠. 단, 스타킹은 빨아서 말린 걸 사용하시고 긴 팬티스타킹보다는 목이 짧은 판타롱스타킹이 취급을 하기에도 훨씬 낫습니다.

 

제가 구두를 닦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40년도 더 된, 그야말로 장구한 세월의 이력을 자랑(?)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무렵부터 소년가장이 되어 고향역 앞에서 구두닦이를 시작했지요.

 

처음엔 손님의 구두를 찍어다 구두를 전문으로 닦는 형에게 전달한다고 하여 속칭 ‘찍새’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점차 저도 구두를 닦는 법을 배우고부터는 구두만 닦는다고 하여 ‘닦새’로 불렸지요.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로 밖에 나가려면 맨 먼저 구두를 살핍니다. 그래서 구두가 더러우면 꼭 닦는 게 인지상정이죠. 한데 앞으론 구두를 닦는데 있어서도 고민하지 마세요!

 

지금껏 제가 알려드린대로만 하시면 되니까요. 불과 1분만 투자하십시오. 당신의 구두가 환하게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