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축하
신랑.. 이제 물건 함부러 버리지 않을께..
결혼한지 5개월차 새댁입니다.
서로 다른 생활방식으로 많이 부딪칠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인줄은 몰랐어요..
1년 연애하고 결혼을 했지만 연애랑 사는거랑은 다르다더니 요즘 새삼 내가 이 남자를 제대로 알고 결혼을 했나..
싶을 정도로 몰랐던 점, 다른점이 한두개라 아니랍니다..ㅎㅎ
그러다 어제 일이 벌어졌어요~
신랑은 자기 손에 들어온거면 뭐든 쌓아놓고 버리질 않아요
한마디로 모으는걸 좋아라 하는 사람이에요~
반대로 전 지저분하게 뭐가 쌓여있거나 하면 답답해하는 성격이라 안쓴다 싶으면 무조건 버려요
어제도 아직 신혼짐이 덜 정리된게 있어 정리하다가 어떤 가방 꾸러미가 나오길래 제가 정리하려고 가져 나오니까
신랑이 급하게 뺏으면서 내가 정리한거라고 .. 놔두라고 하는 거에요~
촉이 오더군요~
한번 열어본다고 하고 가방 지퍼를 열었는데 세상에..
유통기한이 4년이 지난 남자 샘플 화장품들과 어디 아파서 먹어야 되는지도 모를 약들, 퀴퀴한 양말들, 때낀 솔빗, 면봉, 껌, 형광펜과 볼펜, 손톱깍이 등등...
제가 당장 쏟아 붓고는 버리자고 했죠~
긴장한 신랑이 " 화장품은 아직 쓸수있지 않아??" 그러는 거에요
"바르고 간만에 얼굴에 난 뽀드락지 보고싶음 그렇게 하고!!"
"양말은 신을 수 있어~"
"회사에서 발목 늘어난거 보면 부인 참 잘~~ 얻었다 하겠다!!"
"면봉은??"
"오빠만 써! 난 안쓸꺼야!!"
"손톱깍이는 진짜 쓸수 있어~ "
"장사할래??? 선물 받은거 까지 이미 3개나 있어~ 버려!!"
"손톱깍이는 쓸수 있는건데 왜~ 회사에서 쓸거야!!!"
그러더니 손톱깍이만 손에 꼭 쥐고 있더라고요
그러거나 말거나 전 쓰레기 봉지를 들고와선 싹 ~ 쓸어담아어요~
그때 알았죠!! 손톱깍이는 양보할걸...
신랑 표정이 영 섭섭하고 기분이 상했는지 손톱깍이는 손에 든 채 움직이질 않고 가만 앉아 있는 거에요..
뭔 말을 걸어야 할것 같은데 생각이 안나 아! 귀후벼주는걸 좋아라하니 해준다고 무릎베고 누워라 했죠~
기죽은 듯 다가오는 신랑에게 그만 아무생각없이 쐐기를 박아버리고 말았어요..
"손톱깍이는 회사 가져다 놓는다며?? 은근슬쩍 서럽에 넣지말고 가방에 넣어 가져가~"
얼굴이 벌게진 신랑이 방에 들어가 손톱깍이를 가방에 넣더니 피곤하다고.. 잔다고.. 하면서 걍 들어가 버렸어요..
오늘 아침 신랑은 한마디도 안하고 출근을 했어요..
오늘 멀리 출장까지 간다고 했는데..
쬐금 걱정도 되고 미안하기도 하고..
손톱깍이는 양보할걸...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