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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특집) 생일상에 빠지면 안되는 음식

대전 MBC 창사 46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나이 불혹을 넘기다보니, 오래전 어머님께서 차려주시던 생일음식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생일날 외식하고, 집안에서 편안히 배달시켜 먹기때문에 오래전처럼 끈끈한 정은 사라진것
같아요. 뭐 제 생일이 무슨 탄신일도 아닌데다,  어머님의 열달사랑으로 태어났으면서 생일날이
되면 미역국에 고기반찬, 새옷도 선물받고 가끔 용돈도 받는 호사를 누렸던건 사실입니다.
마치 절 낳아주신 어머님 은혜보다는 제가 세상에 나온걸 오히려 어머니께서 감사해야 한다는
착각을 하며 살았던게 은근히 숨기고 있었던 사실일겁니다.
그런 제게 어머니께서는 늘 변함없이 해주셨던 음식이 두가지나 있습니다.
지금은 보기도 좋고, 담기에도 편안한 용기에 포장들을 해주시는데요, 옛날에는 그런게 어디 있었나요?
고깃집에서 고기몇근 사면 신문지에 둘둘말아 봉투도 없이 그 신문지덩어릴 들고 다녔었죠.
그럼 하얀 돼지고기 껍질에는 신문에 실렸던 기사가 간혹 판박이처럼 복사돼있기도 했었어요.
수입산 고기가 없던시절, 어머니께선 한우갈비를 사다가 자글자글 당면도 넣으시고 진짜 한우갈비에
자잘자잘 칼집을 내시어 간장양념으로 맛있는 갈비를 해주셨습니다.
갈비뼈에 실제 붙어있던 쫄깃쫄깃한 갈빗살!  밥그릇 앞에  갈비뼈가 수북히 쌓여야만 '아! 오늘 갈비좀
먹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행복한 날이었답니다.
이걸로 끝이냐구요?  절대로 아니죠.
한우갈비를 먹었으니 돼지가 서운해하겠죠?  그래서 어머니께선 해가질 저녁무렵 연탄불 구멍을 열어
두십니다. 아버지께서 퇴근해 오실시간이니깐요. 아침부터 핏물을 빼내기 위해 담가둔 돼지족발!!!
한돈족발을 이것저것 넣을필요없이 정종술 몇잔 부어 물넣고 팔팔 삶아댑니다.
젓가락으로 콕콕 찔러 속까지 잘 익도록해 한참을 삶은족발을 꺼내 식히시죠.
그럼 아버지께서 들어오시고, 아버지와 저는 부억으로 향합니다.  부억이라고 별거 있나요?
석유곤로와 연탄불이 전부였습니다.   부억바닥에 나무판을 깔고앉은 다음 연탄불위에 석쇠를
올려놓죠. 석쇠위에 자르지않은 삶은 족발을 통째로 올리고 양념장을 붓으로 바르십니다.
양념장요? 간장에 꿀조금넣고, 파썰어넣고, 마늘다져넣으면 됩니다. 아참  고춧가루도 넣으셔야되요.
연탄불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족발에 양념장을 돌려가며 바르면 쫄깃쫄깃 입에 쩌억~~~쩌억~~~
달라붙는 맛있는 양념족발구이가 완성됩니다. 저는 그런 생일상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귀하게 자란거죠. 어떠신가요?  옛날 생각 안나시나요? 
결혼해서 자녀를 키우며 가끔 아침 미역국만으로 생일상을 받을때면 오래전 어머니표 생일상이
생각이 납니다.  결혼한 후에도 생일날이 되면 아침일찍 걸려오는 전화가 있습니다.
'미역국은 먹었냐?  통장으로 5만원 넣었으니까 먹고싶은거 사먹어~'라며 어머니께선 행복한 생일상을
차려주십니다. 세상이 변해도 그때 정성껏 차려주신 음식들은 절대로 잊을순 없을것 같습니다.
어머니, 감사드리고 건강하세요 !!!

대전엠비씨 관계자 모든분들!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