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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은 \"무진장 가난한 무주랍니다.\"


강원도 두메산골이 아닌 전라도 제일 윗동네 중에서 무진장 가난하다고 하는 무주랍니다.

학창시절엔 눈이 조금만 와도 시골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버스가 다니지 않아서 자주 결석하던

그런 동네이지요. 물론 무단 결석이 아니라 자연재해이기에 결석이지만 출석으로 인정해 주었지요.

지금처럼 대부분의 학생들이 방과 후 학원에 다니지 않아서 학교 운동장에서 동네 놀이터나 공터에서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저녁을 먹을 때가 되어서야 집으로 들어갔지요.

저녁을 먹고 난 후 동네 형, 동생들과 모여서 다방구나 술래잡기를 하면 온 동네가 우리들의 놀이터가 되구요.

겨울이 되면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산토끼를 잡느니 참새를 잡느니 하면서 한시도 집에 붙어 있지 않았지요.

특히 우리집은 할아버지때부터 사냥을 했었기 때문에 나에게도 사냥에 대한 뜨거운 피가 흘렸는지 모르지만

겨울방학이 되면 아버지를 졸라서 참새를 잡고 꿩사냥을 다녔습니다.

봄과 가을 소풍을 갈 때면 주변에 산과 냇가가 많아서 소풍갈 장소도 많았습니다.

물이 있는 곳으로 가면 물가에 서 있던 여학생들을 밀어서 물 속으로 빠지게 하기도 했지만

나중에 방심하다 보면 저 역시도 여학생들에게 떠 밀려서 같은 꼴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무주에서는 중학교까지만 다녔고 고등학교는 전북 익산에서 다녔지만 대학때부터 대전을 비롯한

충청도에서만 살다보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제 말투속에 충청도 사투리도 섞여 나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전라도에 가면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 첨부된 사진은 무주의 대표적인 축제인 "반딧불 축제 행사" 이며, 뒤에 보이는 건물은 도서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