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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잊지못한 감동 밥
50대 원조 열혈 애청자 류호관입니다
내 인생 최고의 밥은.......
88년 3월 ROTC 장교로 임관하여 강원도 화천 민통선안에 있는 부대로 부임하였습니다
88년 12월 대대전술훈련 사전에 실시하는 현장 청찰을 하기 위해 정찰대장을 맡아 분대장과함께 정찰을 나갔습니다
민통선 근방이라 민가는 없고 험준하고 높은 산악지형에 겨울이라 눈도 많이 쌓여 매우 힘들고 어려운 임무였습니다 첩첩 산중에 눈속을 해메고 골짜기 얼음물에 빠지면서 임무를 수행하고 산을 내려오니 옷은 땀과물에 젖어 춥고 하루종일 힘든 정찰에 배는 매우 고프고 시간은 밤9시가 넘어 컴컴한 하늘에서 별만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탈진상태가 되여 이동중 호릉불이 희미하게 새여나오는 외딴집을 만나게 되여 외딴집으로 들어가 도움을 요청하니 60세가 넘으신 어머님이 나오셔서 우리를 방으로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우리를 보시고 밥은 먹었냐고 물으시길래 못먹엇다고.. 하면서 괜찮다고 했는데...
어머님이 화로불에 청국장을 올리고 부엌에서 방금 꺼내썬 시원한 배추김치와 살얼음이 떠있고 고추와 큼직한 무가 들어있는 동치미를 밥상에 차려 방으로 가져오시고 아래묵 이불속에 묻어둔 큰그릇에 고봉으로 담은 쌀밥을 상위에 올려놓고 산속이라 변변찬지만 요기라 하라면 차려주신 밥...
이불속 쌀밥은 장에간 아버님과 아들을 위해 따끈하게 묻어 놓으신 거란다
그날 내가 태여나서 난생처음 최고로 맛있는 밥을 먹었습니다
더구나 우리집에서도 내가 늦게 집에 오는날이면 어머님이 아랫묵 이불속에서 따끈하게 보관한 쌀밥으로 밥상을 차려주시던 기억이 떠올라 어머님 생각까지...
아므튼 한방중에 갑자기 찾아온 객을 위해 친 자식처럼 정성 가득한 밥상에 밥맛은 물론 어머님 마음까지.. 밥을 먹는 동안 나를 위해 헌신한 부모님 생각까지 겹쳐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가장행복하고 감동적이고 최고로 맛있게 먹은 처음이자 마지막 밥이라 생각합니다
가끔 힘들고 지칠때면 그때를 떠올리며 웃음짓고 마음을 위로 받습니다
언젠가 꼭 찾아뵙고 인사드린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지만 찌든 현실의 삶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던 기억을 FM 모닝쇼가 다시 찾아준것 같아 행복합니다
물론 지금은 찾아갈수도 없는 곳이 되였지만은....
이번 주말은 시간내여 어머님 모시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화천에 한번 다녀와야 겠습니다
2018년 5월 25일 류호관
핸드폰 010-9760-9994
주소 : 대전 서구 관저동로 12 효성해링턴플레이스 103동 60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