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드세요
11년의 직장, 퇴사인 줄 알았죠? 저는 엄마가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장태산에 위치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한몸’에서 일하고 있는 엄재은입니다.
저희 시설은 중·복합 장애를 가진 45명의 여성 중증장애인분들이 가족처럼, 집처럼 함께 살고 있는 곳으로,
저는 그분들의 교육과 보육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저는 2015년에 입사해 어느덧 11년째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의 30대를 고스란히 이곳에 쏟으며 달려왔는데,
그런 제가 이번 주 토요일, 8월 15일을 마지막으로 잠시 출근을 멈추게 됐습니다. 퇴사는 아니고요. ^^
좋은 소식과 함께 잠시 쉬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작년에 결혼을 했고, 다음 달인 9월 10일 아기천사를 만날 예정입니다.
그런데 늦은 나이에 찾아온 소중한 아기를 기다리는 과정이 생각보다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갑작스럽게 입원을 하게 되었고, 완전전치태반을 진단받으면서 고위험 산모가 되었습니다.
걱정도 많았지만, 저보다 더 저를 걱정해주시고 챙겨주신 분들이 바로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산모인 제가 무리하지 않도록 수월한 업무로 배정해주시고, 출산까지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단축근무도 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했던 건, 제가 괜찮다고 말해도 “괜찮아?”, “힘들지 않아?”, “내가 할게.”, “움직이지 마.”
하며 작은 변화에도 걱정하고 제 상태를 늘 살펴봐 주셨던 마음이었습니다.
그런 따뜻한 배려 덕분에 저는 어느덧 임신 34주가 되었고, 큰 탈 없이 이번 주까지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근무를 앞두고 꼭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송호연 원장님, 김우영 국장님, 김소영 팀장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속한 생활지원팀을 비롯해 함께 근무하고 있는 37명의 동료 선생님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 웃고, 함께 고민하며 지냈던 선생님들이기에 잠시 자리를 비운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따뜻하게 배웅받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더 큽니다.
잠시 자리를 비우지만, 다시 돌아가는 날에는 제가 받은 배려와 사랑을 몇 배로 돌려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겠습니다.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시고, 제가 없는 동안에도 지금처럼 서로 의지하며 따뜻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들, 잠시만 안녕입니다. 11년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새로운 이름 하나를 더 얻으러 갑니다.
저는 엄마가 되어 다시 돌아올게요. ♥
주소 : 대전 서구 삼보실길 123 중증장애인거주시설 한몸 (장안동 )
보내는 사람 : 엄재은 (010-4406-2826)
받는 사람 : 한몸(042-583-4472) / 김소영(010-3435-8553)
2026-08-27 18:39
항상 열심한 재은샘~ 언제까지나 아가씨로 있을줄 알았는데 세월이가고 배가 불러오니 현실감이 들었어요. 오랜만에 보는 산모라 모두들 배만 봤는데^^. 엄마가되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 순산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