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즐2 편지쇼
하늘에 계신 그리운 아버지..
하늘에 계신 그리운 아버지께...
이렇게.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편지를 쓰려니까.
좀. 죄송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지네시죠..
여전히 웃으며 처다 보고 계신 것 같은 느낌이예요..
얼마전 라디오에서 아버지의 사진에 대한 내용이 방송 되는 걸 들으며
문득 아버지 생각이 나서 빛바랜 앨범을 꺼내어
오랜만에 아버지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아버지의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때 교복입고 찍은 사진,
그리고 경찰 제복을 입고 찍으신 모습이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아버지가 더욱 그리웠습니다.
그런데 참 낯익은 중년의 모습, 거울을 비추고 있는 듯
꼭 빼닮은 사진 속 얼굴들 ...
아버지와 너무나 닮은 제 모습을 보곤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늘 제게 성적보다 바르고 건강하게 크라며,
수영도 가르쳐 주시고 태권도 도장에 다니게 하시고,
가끔씩 도장에 오셔서 운동하는 절 보시며 웃어주시던
아버지가 오늘 따라 너무나 보고싶습니다.
그땐 집에 자주 들어오지도 않으시고, 어쩌다가 집에 들르실 땐
옷만 갈아입고 바로 다시 나가시던 아버지..
그땐 아버지 직업도 모르고 어린시절을 보냈는데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었죠.
크면서 아버지께서 다정하게 훈시해 주시던 말씀을 들으며
항상 같은 말씀만 하신다고 대충 들었던 것 같은데..
가끔씩 그 말씀들이 삶을 사는데 큰 지혜가 되곤 합니다.^^
부모의 역할은 본능이 아니고 학습되어지는 것이 맞나 봅니다.
아버지께 배운 삶의 방식대로 제가 살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버지, 예전에는 감정을 표현하는 법이 서툴러서
늘 마음 한구석에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담아두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어머니의 두 손을 꼭 잡아주며 ‘사랑한다.’고 말씀도 드리고,
우리 아이들도 많이 안아주고 있어요.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잘 살고 있는 건 모두 아버지께 배운 덕분입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