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연
커피향기 같은 사람 어디 없나요?
작금 청년실업은 여전히 어두운 먹구름의 청년들 화두다.
이런 와중에 천만다행으로 한 처자가 극심한 난관을 뚫고 취업에 성공했다.
고무된 처자의 부모는 지인들에게도 한 턱을 ‘쏘았다’.
하지만 그 딸은 불과 얼마 되지도 않아 아빠에게 불평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아빠, 저 회사 그만두고 싶어요! 청년실업대란 시대라곤 하지만
회사에선 나를 완전히 일만 하는 기계쯤으로 인식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혹사시킬 이유가 없잖아요?”
얘길 들은 아빠는 딸을 주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곤 3개의 냄비에 각각 물을 붓고 끓인 뒤
첫 번째 냄비엔 당근을, 두 번째엔 달걀을, 그리고 세 번째 냄비엔 커피를 넣었다.
“사랑하는 딸아, 이젠 결과를 좀 볼까?”
딱딱했던 당근은 흐물흐물해졌다.
깨지기 쉬운 달걀은 도리어 딱딱해졌다.
커피는 뜨거운 물을 만나 향기 나는 커피로 ‘환골탈태’했다.
아빠가 말했다.
“사람은 누구라도 이 3가지 경우에 늘 직면하게 마련이다.
지금 너에게 닥친 문제도 이와 같다.
선택을 어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이렇게 달라지는 법이란다.” “.......!”
이 내용은 언젠가 읽은 책을 나름 약간 각색한 것이다.
‘3개의 냄비’가 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딱딱했던 당근이 흐물흐물해진 건 당초의 의지, 즉
초심에서의 작심삼일(作心三日)을 벗어나지 못 했다는 반증이다.
달걀이 딱딱해진 건 외유내강(外柔內剛)이란 의미이며
커피의 경우는 보기엔 무미건조했던 사람이 알고 보니
주변에까지 두루 향기를 전하는 사람이었더라는 셈이 된다.
오늘부터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국민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발표한 이른바 ‘8.8 개각’은
하지만 되레 민심이반의 단초로까지 비화될 공산이 농후해졌다.
얼추 하나같이 문제투성이인 인사들의 면면을 보자면
이 나라에서 정부의 고위직에 오르자면 이유가 어쨌든 간에
위장전입과 병역회피(면제)는 ‘기본옵션’이며 자녀의 외국국적 취득과
부동산 투기(의혹) 또한 덩달아 갖춰야 할 부수적 자질(?)이
아닌가 싶은 국민적 역린 (逆鱗)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고위직 임명이란 ‘당근’에 부화뇌동으로 삶아진
당근처럼 흐물흐물해진 사람은 쥐알봉수에 다름 아니다.
두량(斗量)조차 없이 허허실실로 살던 사람이 높은 관직을 받자마자
바위만치로 돌변하는 것 또한 을러방망이에 불과할 따름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역시나 초지일관으로 청렴하며
불변하게 국리민복만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는 커피향기와 같은 사람일 터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지금 이렇게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커피향기 같은 사람 어디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