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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오후2시

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로컬방송

일반사연

세대차이

**작가님! 이 글이 만약 편지쇼에 소개되도 괜찮다면 편지쇼에 소개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편지쇼에서 소개되었으면 하고 개인적으로 바라지만 어울리는 글인지 잘 몰라서 사연방에 올려놓았는데요 편지쇼에 어울리지 않는다면 사연시간에 소개해주셔도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오후 2시를 늘 듣고 있는 애청자에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를 듣다보니 생각나는 분이 계셔서 글을 올리게 되었어요 그 분은 다름 아닌 저희 친정 아버님이세요 월요일이면 만사 제쳐놓고 일찌감치 집에 들어오시던 아버지! 일찍 들어오셔야 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가요 무대'를 시청하시기 위함이셨지요 월요일 저녁이면 친구도 모임도 술도 모두 사양하시고 일찍 들어오셔서 가요 무대를 시청하셨는데요? 가끔씩 강냉이도 집어드시면서..김 동건 아나운서의 입담에 "허허" 큰 소리고 웃으시기도 하시면서..좋아하시는 노래가 나오면 흥얼흥얼 따라 부르기도 하시면서 ...


전 그 때의 아버지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무척 즐거원보이셨거든요


때문에 아버지에게 야단 맞을 짓을 했어도 '가요 무대' 시간을 빌려서 용서를 받을 수 있었고, 그 시간이면 용돈도 두둑히 받아낼 수 있는 저로서는 아버지와 덩달아 그 시간을 기다리곤 했답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딱 하나 있었는데요 바로 옛날 가요 트로트!


일명 '뽕짝'의 멜로디는 왜 그렇게 듣기가 싫었는지!


때문에 아버지 혼자 시청하시는 모습이 외롭거나 심심해 보일 때는 옆에 앉아서 같이 시청해드리다가도 결국 저는 늘 제 방으로 들어가곤 했었어요


그랬던 제가 즐거운 오후 2시를 통해서 가끔씩 섞여나오는 트로트를 듣다보니 자연스레 저도 트로트에 매료가 되대요 한 두곡 듣다보니 어떤 트로트는 귀에 익어서 따라 부르게도 되고 ...


이러다보니 요즈음엔 자녀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 통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무슨 공격이냐구요?


제 음악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자녀들의 아우성이에요


"엄마!  이것 봐요 벌써 반주가 이상하네 리듬이 심상치 않아요 "


"아악! 트로트 뽕짝 좀 듣지 마세요 "


"웬 노래가 이렇게 느려! 라는 등....


그런데 저는 아이돌이 좋아하는 노래는 잘 못  알아들을 때가 있어요 무슨 가사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는...엄청 빠른 랩과 동작을 따라하는 자녀들을 보면서 제 음악 듣는 수준이 문제인가?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친정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던 '두만강'이나  '번지 없는 주막'같은 옛옛옛날 가요도 아닌데 요즈음 아이들 감각 기준에서 들을 때는 '쉰 세대'가 분명한 가 봐요 자녀들이 좋아하는 음악 색 하고는 달라도 너무나  확연하게 다르니까요


하지만 자녀들의 음악세계에 뛰어들기 위해서 애써서 노력하지는 않으려구요 전 저만의 음악 세계가 있고 저 만의 취향과 취미 느낌이 있으니까요


예전에 친정 아버지께서 가요 무대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시면서 행복해하시던 모습을 제가 떠올리듯이 앞으로 우리 자녀들도 제가 즐거운 오후 2시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추억할 때가 올 테니까요


"너희들도 나이 들어봐! 내가 트로트를 좋아하게 된 것처럼 혹시 아니? 통기타 가수들의 노래를 좋아하게 될지...그건 아무도 모르는 거야"


제 말이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