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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사연

아버님 힘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7개월된 딸을 둔 31살 애기엄마입니다.

우리 가족은 신랑과 저 그리고 딸램해서 세 명입니다. 큰 아파트는 아니지만 조그만 아파트에 우리 세 식구가

둥지를 틀고 알콩달콩 살아가는게 저에겐 더할 수 없는 행복이었습니다. 아가가 튼튼하게 잘 커서 주위 사람들이
 
모유가 좋다고 참젖이라 그런가보다가 한 마디씩 던져주시는 말도 제 기쁨이었구요.

그런데 이 소소하고 작은 제 행복이 이제 뿔뿔이 흩어져 산산조각이 나야 합니다. 왜냐구요?
 
너무 똑똑한 제 신랑때문이죠. 제 신랑은 대덕연구센터에서 일하는 연구원인데요, 머리도 좋고 센스도 있고,

스마트합니다. 그래서 전 신랑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고 지냈죠. 남편으로 아이아빠로 부족함없이 가정생활에도

충실했습니다. 그렇게 산처럼 하늘처럼 믿는 제 남편이요, 저 몰래 주식을 했더랬습니다. 자신이 있었나봐요.

은행이고 주위 지인들이고 두루두루 돈까지 빌려 주식에 밀어넣었는데 한 순간에 모두 날렸답니다.

그 이후로 자기 혼자서 저 몰래 돈을 구해 빚을 갚으려했던 남편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는지 저에게 모두 털어

놓았습니다. 이자가 이자를 물어 빚은 1억이 넘는 어마어마한 액수가 되어있었죠. 도저히 저 혼자로는 감당할 수

없는 하늘이 무너져내릴 것 같은 금액였습니다. 그래서 시부모님께 신랑과 찾아가 사실을 모두 밝혔습니다.

저의 시아버님은 평생을 농사짓던 촌부십니다. 돈을 함부로 쓰신적도 없고 남에게 폐한번 끼쳐본 적 없는

누가봐도 선인이라고 할 정도로 좋으신 분이십니다. 그런 아버님이 이 빚소리에 억장이 무너져 앓아 누우셨어요.

어머님도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눈물이 그치질 않았고요. 아버님이 평생 벌어 마련하신 땅 800평을 팔아

빚의 일부를 갚았습니다. 아버님은 매일을 술에 의존한 채, 끊었던 담배를 다시 태우십니다.

아버님의 평생을 팔고도 갚지 못한 빚때문에 저는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가야 합니다. 아직은 젖을 더 먹어야 할

울 아가는 단유를 해야하고요. 젖을 찾아 울부짖는 아가를 보면 마음이 아파 눈물이 마르질 않습니다.

'누가 나만큼 울 아가에게 눈을 맞춰주고 옹알이에 대꾸해줄까'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집니다. 

이번 주가 지나면 저는 아가와 함께 이 집을 비우고 지방에 있는 친정으로 갑니다. 신랑은 회사 기숙사에서 혼자 

지내야 하구요. 빚을 다 갚고 우리가 살 만한 집을 마련할 때까지 우리 세 식구는 이렇게 이산 가족처럼 떨어져 

살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저와 신랑이 열심히만 산다면 시간이 걸릴 뿐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아버님의 건강은 망가지면 회복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제발 우리 아버님이 건강을 더 해치지 않도록

술담배도 끊고 식사도 제때 챙겨드실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많이 속상하고 괴롭고 아프다는거 저도 충분히 

압니다. 하지만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아버님의 건강까지 악화가 되면 저는 버틸힘이 없을 것 같아요. 

우리 아버님 힘내시라고 재기할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 한 마디 제발 부탁드립니다.
 


핸드폰 : 011-9549-2809
주소 : 대전 유성구 송강동 송강마을 205동 1105호  최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