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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사연

우리 형수님의 51번째 생신을 축하해 주세요.

2월 1일(음력 1월 10일) 오늘은 우리 형수님의 51번째 맞이한 특별한 생신입니다.  천안의 부유한 과수원집 막내딸로 태어나 가족들의 귀여움을 독차이하며 자란 형수님…….
그리 넉넉하지 못한 살림과 홀 시어미니, 그리고 오남매가 기다리고 있는 우리집으로 시집을 오면서 귀여운 막내에서 맏며느리의 신분으로 바뀌게 되었지요.
우리 오남매와 아들 둘까지 뒷바라지를 하시느라 힘드셨겠지만 그런 내색 전혀 하지 않으신 우리 형수님…….
재작년 가을 어머니가 ‘치매’ 증상이 있어 노인전문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돌아오면서 우리 형제들은 말없이 참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날이 수척해지는 모습에 병원 침대에 묶여 있는 어머니를 보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집으로 모셔 오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원망스럽기만 했지요.
형님과 형수님은 빠른 시일 내에 어머니를 자신의 집으로 모시겠다고 했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IMF시절 형님이 다니던 직장을 조기퇴직 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 우리는 잠깐 동안 같이 살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형수님과 어머니와의 관계가 불편해져서 무척 힘들었었거든요. 그 때문에 형수님이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실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봄 형수님과 형님은 어머니를 자신의 집으로 모셨습니다. 그동안 형수님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시고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서 맡아 오던 직책까지 내 놓으며 조용히 어머니 모실 준비를 했던 것이었습니다.
형수님이 시집 온지 26년째. 어느새 형수님도 안경을 쓰지 않으면 바늘귀를 못 낄 정도가 되었지요.
다른 사람 같으면 ‘내가 왜 나이 들어서 고생을 하느냐’며 어머니 모시는 것을 거절 할 수도 있었겠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어머니 모신 형수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 봄이면 어머니가 형수님의 따뜻한 보살 핍을 받기 시작한지 1년이 되는 아주 특별한 봄입니다. 이 특별한 봄에 앞서 맞이한 우리 형수님의 생신을 축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