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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오후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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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사연

가족과 함께는 이제 그만(?)

오늘은 일요일.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가지 않으니 늦잠을 자려 하는 나를 방해하고 아침 일찍 남편이 집을 나섭니다.
엊저녁까지 아무 말도 없었기에 어디가느냐는 물음에
"산악회."
아무 다른 말도 없이 얼버무립니다.
 만약에 내가 그렇게 외출하며
"산악회."
하며 나선다면 남편을 어떨까요?
보나마나 삐쳐 나랑은 말도 안할겁니다.
그러기에 나도 한마디 하려 하자,
"그럼, 가지 마?"
깜짝 놀란 나는 한마디도 못하고 허락합니다.
괜스리 잡았다가 봉변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부터 남편은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나랑 가게 되면 시작되는 참견과 핀잔이 듣기 싫어서 남편을 바깥에 내보낸 결과입니다.
다른 사람들이랑 가게 되도 우리들에게 하는 것처럼 핀잔을 하는 데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아서 좋아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그러나 들으나 마나한 얘기니 물어도 안봅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기들이 게임하는 거에 관심도 못가집니다.
아이들이 설명한다고 알아듣지도 못할거니까 서운해할 수도 없는 까닭입니다.
어른들께서 말씀하시던 말씀은 다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에 모두 공감합니다.
자식은 품안에 있을 때만 자식이라더니 딱 맞습니다.
대청동 주민센터에 급한 볼일이 생겨 갔다가 본 글귀가 생각납니다.
자식을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어리석은 거고, 다만 자식이 부모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정말 마음으로 이해합니다.  내가 그 말에 공감할 만큼 내가 산 세월의 무게가 무겁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제는 나도 나를 배려하며 살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