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연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예요~~
저는 작년 9월에 결혼한 신혼5개월차 33살 새댁입니다.
경기도 일산에서 살다가 대전으로 시집왔구요.
신랑은 첫째, 저는 막내이다 보니 막내티가 철철나는 새댁이에요.
아무래도 결혼생활은 현실인가 봅니다.
제가 결혼 전에 꿈꿨던 그런 상상의 나래들은 현실에선 이루어지지 않더라구요.
무엇보다 아침에 신랑 밥챙겨주고 회사 보내는게 왜이리 힘든가요.
새벽잠은 마구 쏟아지는데 밥은 줘야되고....
밥은 할줄모그로 반찬은 없고...
저는 그냥 토스트에 우유한잔 이렇게 아침에 먹으면 되겠거니 생각했어요.
그런데 신랑은 몇일 그렇게 먹더니 속이 울렁거려 일을 못하겠다며
그냥 김치라도 좋으니 꼭 아침밥을 달라더라구요.
저도 음식에 별로 일가견이 없는 지라 마트가서 다 만들어진 반찬을 사먹거나
라면을 보글보글 끓여먹거나 계란후라이를 다섯개 왕창 해서 먹거나
햄을굽거나 김에 싸먹거나 했죠.
당연히 국은 패쓰~ 끓일지도 모르고 끓여 먹을 생각도 안했어요 사실~
그런데 ....그런데.... 그렇게 지겨운 맛없는 반찬을 한달정도 먹더니
우리 신랑 도저히 못먹겠던지 요리 좀 배우라고 하더라구요.
전 그런 신랑 내심 괴씸하고 서운했어요.
결혼전에는 무조건 내가 해주는대로 먹겠다더니..... 이제와서 성질을 버럭버럭....
게다가 저는 현재 임신 20주!!
허니문베이비로 인해 속이 울렁울렁~~
저도 그렇게 잘 못챙겨먹다 보니 대상포진에 걸리고 말았답니다.
등이며 가슴에 울긋불긋~ 이렇게 아픈건 세상에 처음이었어요.
더구나 임신중이라 약을 쓰지 못해서 그래도 바늘을 통째로 찌르는듯한 고통을 하루내내 겪어야 했으며
너무 너무 아파서 울고 불고 거의 실실했어요.
그 모습이 안되보였던지 저희 신랑이 친정엄마를 초빙해 왔어요.
엄마는 경기도 일산에서 부랴부랴 기차를 타시고 대전으로 도착~~
'아이고마~ 이게 뭔일이고~~ 으잉? 그봐라~~ 그봐~~ 그리 안챙기 묵으닝께 이래 탈이 나는기라~ 으잉?'
엄마는 저를 앉혀놓으시고는 일장 연설을 퍼부으시며 곧장 요리의 세계로 저를 인도하셨어요.
저희 엄마는 요리가 특기이자 취미이신분이세요.
한번 저희 집에 오시면 1박 2일을 꼬박 음식만 20가지를 해놓으시고는 휭~ 하고 올라가십니다.
정말 엉덩이 한번 안붙이시고 숨가쁘게 요리만 하세요.
' 잘 봐래이~ 나물은 끓는물에 살짝 데치가가 요래요래 참기름에 잘 무쳐서 해야 맛나는리가 으잉?'
'알았어 엄마~~ 나 다리 아퍼~~ 음식좀 그만하고 쉬자 응?'하며 제발 좀 쉬자고 엄마에게 간청을 해도
엄마는 후다닥 또 한가지의 요리레시피를 읇으시며 속성 요리 실습에 여념이 없으셨지요.
결국 저는 대상포진의 고통에다 입덧으로 엄마의 요리 전수를 이어 받지 못하게 되어
결국 저의 신랑이 요리의 세계에 입문했어요.
'아이고마~ 우리 임서방~ 야무지네~ 으잉? 이래 손맛이 좋아서 우짤꼬~ 기래 조물조물 무치봐라~'하시며
사위와 함께 오순도순 요리를 하시며 너무 기뻐하셨어요.
그렇게 장모님을 도와드린지 하루가 꼬박 새어가며 시금치나물, 오징어볶음, 두부된장국, 소불고기, 콩나물무침
김치만두, 야채샐러드, 잡채를 단 한번에 완성하였어요.
처음엔 신랑도 금방 끝나려니 하고 도와드렸는데 엉덩이 한번 못 붙이고 저녁이 되어서야
식탁에 앉아 밥을 먹게 되었답니다.
'기래~ 우리 임서방~~ 맛 있나~ 으잉? 먹을만 하재~? 으잉~? 기래 많이 묵으래이~~
우리 윤깅이가 얼굴만 이쁘지 요리는 좀 못햐~~
우리 임서방이 오늘 배운걸로 밥 차리 묵을수 있갔재~? 으잉~? 기래기래 담에 또 묵고 싶으거 있으면
알리도~~ 내 만사 재치놓고 갈켜주러 올끼라~~ 알았재~?'
결국 요리는 제가 아닌 신랑이 배우게 되었고 저는 겸사겸사 임신으로 인해
아직까지 음식은 제손으로 계란후라이, 밥 하는 정도만 하고
반찬과 국은 신랑 몫이 되었답니다~~^^
새댁여러분~~ 음식을 못한다고 기죽을 필요없습니다~
신랑 두고 뭐합니다~ 신랑을 가르치세요~ 일취월장하며 응용력까지 무궁무진하답니다~~
새댁여러분~ 우리 신랑들을 요리의 세계로 초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