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연
혼자서 먹은 죄
어제 새벽부터 오늘 아침까지는 24시간을 풀타임(full time)으로 근무하는 날입니다. 따라서 도시락으로 지참한 것은 어제 점심에 벌써 먹었지요.
그리고 저녁 때가 되었기에 회사를 나와 근처를 배회했습니다. 하지만 어젠 일요일이었기에 문을 연 식당이 보이지 않더군요. 하여 찾다 찾다 두어 블록 건너에 위치한 마침 문을 연 식당에 들어갔지요.
낙지 전문점이었는데 혼자 가는 바람에 처음부터 주인에게 물어야 했습니다. “1인분도 팝니까?” 그러자 여주인은 다소 황당한 얘길 하는 것이었습니다. “네, 근데 2인분이 아니라서 1천 원이 더 비쌉니다.”
다소 어이가 없었지만 배가 등가죽에 가 붙어있는 형국이었기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식탁에 가 앉았지요. 이윽고 식탁에 밥과 반찬이 올랐습니다. 밥 한 공기와 널찍한 대접, 낙지볶음과 안 무친 콩나물, 그리고 미역과 오이 약간이 버무려진 냉국이 전부였지요.
“김치는 안 주시나요?” 마지못해 내온 김치와 함께 낙지덮밥을 먹고 셈을 치렀습니다. 둘이서 먹으면 6천 원씩이라는 음식을 혼자서 먹은 ‘죄’로 말미암아 낸 돈은 7천 원. 혼자서 먹는다고 하여 2인분을 먹는 것도 아닌 터인데 왜 그리 더 받는 건지는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언젠가도 경험한 바 있었지요. 모 관청의 바로 곁에 있는 돌솥밥 전문 식당에 들어갔는데 그 집 역시도 “2인분은 5천 원씩이지만 1인분은 6천 원입니다.”라고 하여 적이 당혹스러웠지 뭡니까.
누군가는 저의 이런 지적에 남자가 쪼잔하다고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틀린 말이 아니기에 하는 것입니다. 1천 원에 불과 100원만 더 얹으면 그러나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를 무려 네 번이나 탈 수(30분 내 환승 기준) 있거든요.
뿐만 아니라 공중전화는 무려 14번을 사용하고도 20원이 남습니다. 컵라면을 구입하면 또한 200~300원을 거스름돈으로 받을 수 있는 게 역시도 1천 원의 가치인 것입니다. 매식(買食)이라는 게 항상 두 명 이상이 갈 순 없는 노릇입니다.
식당 주인도 사람일 터라서 그런 걸 모를 리 만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오면 1천 원을 더 받는 행위와 행태는 분명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