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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사연

제첩국

제첩국

저는 충청도 고향인데 남편과 결혼하여 직장따라 경상도에서 살 때였어요.

처음에 경상도 가서는 사투리를 못 알아들어 애로가 많았어요.

제가 상대 말을 못 알아들어 예? 뭐요? 무슨 말예요? 같은 말을 반복 하다가는 미안해서 나중에는 못 들었어도 알아 들은척 예~~예 하다보면 어떤때는 일이 꼬여 오해 받는일도 많았어요.

약속을 잘못 들어 나가서 죽게 기다리다 지쳐 왜 안와? 전화하면 내가언제 약속했어?하여

황당한 일들도 많고 실수도 많았어요.

김해시에서 일인데요, 제가 무릎 관절이 아파서 사진을 찍어도 별 이상이 없으니 선생님은 살도 안 쪘는데 이상하다 하셨어요.

양반 다리도 전혀 안되고 5분 거리의 시장도 걸으려면 무릎이 땡기고 아파서 고생하니까 충청도 사시는 친정 어머님이 도우시려고 오셨어요.

여름에 장대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날 이른 아침 이였어요.

섬진강 특산물인데 콩알만한 작은 조개로 만드는 단백하고 시원한 제첩국이 있어요.

장사들이 따끈하게 끌여 수건을 돌돌말아 머리에 받치고, 식지않게 양동이에 담아 머리에 이고 매일 새벽에 골목마다 다녔어요.

장사 아주머니들은 특유한 경상도 억양으로 크게 제~~~첩국 사이소~~~ 제~~~첩국 사이소~~~하였어요.

무뚝뚝한 친정 엄마의 말씀 “그 말을 잘못 알아 들으시고 ”비가 많이 와 구질 구질하구 심난해 죽겄는디 무슨 대청소를 하라 구랴, 별꼴여 날 존날 두구 왜 해필이면 비올때 할라구랴” 하셨지요.

“제첩국 사이소“ 가 노인의 귀엔 ”대~~~청소 하이소로“~~~들린 거지요.

엄마! 대청소 하라는게 아니고 조개국 사라는 소리요“그려 나는 새벽부터 비는 많이 오는디 사위는 직장가고, 너는 다리 아프니 천상 내가 해야 될것같아 짜증이 나더라” 시며 웃으셨지요.

제첩국은 아주 맑은 경상도 섬진강에서 잡는 콩알같이 작은 조개인데요, 맑게 끌여 부추와 소금으로 간하여 먹으면 아침 해장국도 좋고, 국물이 뽀얗고 담백하여 남 여 노 소 누구나 많이 먹어도 부담없고 질리지 않아 참 좋은 국이지요.

지금도 그렇게 양동이 이고 골목마다 다니며 파는 분들이 있는지 모르지만 식당에서는 많이 팔아요.

충청도에도 양동이에 담아 이고 다니는 제첩국이 있다면 많이 사 먹고 싶어요.

아가들에게도 참 좋은 국인데 정말 맛있거든요.

엄마! 그옛날 먼길 오셨을때 평생 다리 못 쓸것 같아 눈물을 보여 가슴 아프셨을 텐데, 병간호 정성껏 해주신 덕에 지금 튼튼한 다리로 4남매 잘 키우고 할 일 다하며 살아 정말 감사해요.

엄마 사랑해요, 감사해요. 무병 장수 하세요. 010-7160-0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