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연
아찔한 순간...칡뿌리와 내동생 병우 코
제 목 : 아찔한 순간....칡뿌리와 내동생 병우 코
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40여년 전.. 겨울
사건에 발단은 초등학교 6학년..그 어린시절 겨울방학때 였다
나는 가난한 시골의 농부에 아들로 태어나 변변치못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을때...
겨울방학이면 도시에 아이들은 시골 할머니댁에 간다느니..아니면 엄마.아빠와 함께
눈썰매장에 간다고 하면서 좋아라 하였지만..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는 나는 겨울방학이
돌아와도 뭐 뚜렷하게 재미있는것을 찾아갈수있는 형편이 되지못한.. 그런 시절이었다.
시골에 추운 겨울방학이면 어린이들은 대부분 할수있는 놀이가 연날리기나 썰매타기
등이 있었으며.. 간식거리라고 해도 고구마를 날것으로 깍아먹거나 삼삼오오 어울려
뒷동산에서 칡뿌리를캐어 흙을대충 옺에털어 입에넣고는 징걸징걸 씹으먹는것이 시골에
간식거리였는데..그때먹던 칡뿌리는 씹으면 씹을수록 달작지근한 맞이 지금도 생각만하면
입가에 침이 고이고는 한다
그런 겨울방학을 보내고있을 어느날....
아버지께서 멀리 떨어져 살고계시는 고모네집 근처에 볼일이 있는데..일규 너 심심하면
고모네집에가서 동생 병우하고 몇일 놀다오지 안을래 하시고 말씀을하셨다
나는 신이나서 네..네...아버지 저 고모네집에 갈래요 하고는, 곧장 신난다하면서 아버지를
따라 나섰게 되었고 고모내집에 데려다준 아버지는 다른볼일이 있으시다며 금방 떠나버렸다
고모네 집에는 형도 있었지만 나와 세 살 터울이있는 동생 병우가 있었다
병우는 외삼촌네 일규형이 왔다고 반가워 하였으나, 겨울날 시골에서는 뭐 딱히 재미있게
놀을수있는 문화가없는 탓에 서로 학교이야기만 하였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있던차에....동생 병우는..심심하다면서..
형..우리 뒷산에 칡뿌리나 캐러갈까...하였다..
나는... 아..그래.. 병우야 그럼우리 칡뿌리나 캐러갈까...
먹을것도 없는데 칡뿌리나 캐 먹자...하면서 삽과괭이 그리고 칡뿌리를 자를수있는
소꼴을베는 낮을가지고 뒷동산으로 올라갔다
우리둘은 이내 적당한 칡넝쿨 하나를 발견하고 삽과 괭이를이용하여 열심히 칡뿌리를 캐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돌이 박혀있어 칡뿌리를 캐던 병우가.. 형...큰돌이 있어서 더 이상
캐기힘들겠어.. 그만 여기서 잘라버려야겠는데...하면서 나한테 질문하였다..
나는 그..래.. 가만있어 보자..돌멩이가 있어서 더이상은 캐기 힘들겠네....그럼 아깝지만
그만 여기서 잘라버려야 겠는데, 그럼 병우너가 칡뿌리를 힘껏당겨봐 내가 자를께....
병우는 캐다말은 칡뿌리를 힘껏당기면서......형...뭐해..빨리 칡뿌리 잘르지 않고...
나는 이네 으...응...알았어 금방 자를게...하고는..가지고간 낮을 구덩이 깊숙이 집어넣고
야..자른다....이....하면서... 힘차게 낮을 당겼으며... 칡뿌리 싹뚝하고 잘리면서 굵은
칡뿌리가 우리앞에 떡하고 올라와 기분이 좋다하며 서로웆고 있었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칡뿌리를 캤다는 기쁨에 서로를 마주보면서 희열을 느끼고
있을때, 병우의 코를보니 붉은피가 주루루룩...하고 입술사이에서 턱 밑으로 흘러
내리는게 아닌가
야...병우야....니..코에서 피가난다....하고 나는 손으로 병우에 코를 손으로 가르켰으며..
이네 병우는 자기코를 만지면서....형...내코가 왔다갔다 하는데....그리고 코가 되게
아프네.. 왜그러지 하면서 손으로 코를 콱 움켜쥐고는...피를 지혈시키며 엉엉울고
있었는데...
아뿔사...캐던 칡뿌리를 최대한 더 많이 자른다고 힘껏 당길때 구덩이에 틀어박혀있던
병우에 얼굴은 생각지도않은채 예리한 낫을 힘껏당기면서.. 그만 병우에 코를 싹뚝...
잘라버리고 만 것이었다
나는 병우에 코를 잘라버린것에 겁이 덜컥났고, 가지고간 연장은 몽땅 내동뎅이치고, 힘들게 캤던 칡뿌리도 버리고는 곧장 산을 내려왔는데....이를 바라본 고모가 사스러치면서
아니 이놈들아 추운데 방에서 딱지치기나 하면서 놀지....뭣하러 칡뿌리를 캐러간다고 코를
싹둑잘라 버려....아이고....이놈들아..하시면서 마구마구 야단을 치시었다
급한마음에 고모부는 야단이고...뭐고....병우를 자전거에 태우고 읍내에 하나밖에없는 의원에 병우코를 꿰맨다고 데리고가셨고...멎쩍은 나는 슬며시 고모네집을 빠져나와 곧장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사랑방에서 소 여물을 끊이고있던 아버지는 나를 발견하고는..야...일규..너 벌써오냐
왜...고모네 집에갔으면 병우하고 몇일놀다오지 왜 벌써왔어..하셨고 ...나는 아무소리도
하지못한채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이후 고모께서는 불같은 아버지 성격을 잘 아시기 때문에 칡뿌리 캐다가 낮으로 병우에
코를 잘라버린 이야기는 하지않으셨고.......그후 얼마간에 시간이 흘렀을까...
병우가 대학교 들어갈쯤에 아버지가 그 소식을 아시게 되었지만..너무많은 시간이
흐른탓인지.. 별 말씀이없이 그냥 잊어리고 말았다
그로부터 어느정도 세월이 지났을까
고모부님께서 병환으로 인해 하늘나라로 가시게 되었고...시골에서 5일장을 치르고 있는네
그 사건의 현장인 고모네집을 찾게 되었다
나는 고모부 영전에 절을하였고...여러 친지들과 식사를하고 있었는데....
그리 낮이익지않은 한 사람이...병우에 옆에와서는...자기야...저기 저분이..옛날에 칡뿌리
캐다가 당신 코 잘른 사람이여...하면서 약간은 퉁명스럽게 질문을 하였고...
병우는 기다렸다는 듲이
이...이...맞어....바로...그 ..형이여... 내 코잘라버린 그 형...하고 말하는데...
그런말이 나의 귀에는 얼마나 크게도 들리던지....바로 그사람은 병우에 아내였던 것이였다
병우는 공부를 열심히 한 탓에...좋은대학에 갔으며 중학교에서 선생님으로 교편생활을
하였고 재수씨 역시 선생님으로 근무하고 있었었다
그말을 듣고있던 나는...병우를 살짝 불러...야..임마..너하고 재수씨 둘이는 학교 선생님하고 있으면서 맞벌이하고 있구만...돈좀 들여서 코 성형수술좀 하지
그냥 그 흉터를 가지고 결혼했냐...짜샤...하면서 뭐라고 했더니...
병우는 형이 고쳐주지 않을까하고 지금까지 기다렸지 하면서.....옛날이야기에 푹 빠져 시간
가는줄 모르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었다
병우에 코에는 아직도 반달모양의 낮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데....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하기 그지없다....그때 칡뿌리 자른다고 코를 잘랐지만 눈이나 입술을 잘랐으면
어쩔뻔했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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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좋은데... 칡뿌리하나 큰놈으로 캐러 가볼까.
낮 가지고 산에 올라가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