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스토킹 피해로 두 차례 신고를 했던 여성이 전 연인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이 또다시 되풀이됐습니다.
관계성 범죄가 잇따르고 있지만 무엇보다 왜 이를 막지 못했는지 피해자 보호는 제대로 했는지,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3년전부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수사와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은 바뀌었지만 현실은 제자리 걸음입니다.
전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3일 충남 아산에서 50대 여성이 전 연인에게 흉기에 찔려 숨진채 차량에서 발견됐습니다.
앞서 두 차례 스토킹과 단순 폭행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신고 당시 사안이 경미하고 위험성이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10여일 뒤, 대전 용두동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도 40대 여성이 교제하던 남성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지난해까지 두 차례 스토킹 관련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교제 관계를 계속 이어간다며 스마트 워치까지 반납하는데, 모니터링 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는 피해자의 이성 관계를 의심하며 피해자의 집까지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23년 개정된 스토킹 처벌법은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폐지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수사와 처벌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두 사건 모두 경찰은 스토킹 범죄의 지속성과 반복성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불송치했습니다.
보호 조치가 해제된 이후 스토킹 범죄를 염두에 둔 모니터링 또한 없었습니다.
여기에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범죄 행위는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거나 보호를 철회한 뒤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2023년부터 지난달까지 발생한 살인 범죄 가운데 5분의 1은 같은 가해자의 가정폭력과 교제폭력, 스토킹 등 선행 피해가 존재했습니다.
관계성 범죄는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전조 증상인 만큼 더 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겁니다.
임정규 / 대전여민회 사무국장
"자기가 정말 안심돼서 취하하는 게 아니거든요. 자기의 관계망이 다 무너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서 그렇게 취하를 하는 거라고 생각이 들고 정말 취하가 이 사람의 안전을 보장하냐라는 건 별개의 문제다."
2024년 8월부터 1년간 대전에서만 경찰이 스토킹·접근금지 대상자로 분류한 대상은 2천3백여 명에 달합니다.
경찰은 이중 96.1%를 전화나 방문으로 확인했고, 위험성이 확인된 건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도선 / 한남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한 번 쭉 피해자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확인한다는 정도인데 그거를 했다고 해서 고위험의 관계성 범죄에 노출된 사람들을 찾아내서 그 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경찰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그 그물에 걸려들 물고기가 없다"
이번 교제살인과 관련해 경찰은 피의자인 40대 남성에게 살인죄 등을 적용하고 신상 공개 여부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전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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