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난달 26일 네팔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1천400명 가까이 숨지고 5천여 명이 실종돼 수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도 충남에만 1만 명 넘는 네팔인이 살고 있는데요.
고향의 가족이 실종되거나 삶의 터전을 잃었다는 소식에 4천km 떨어진 이곳에서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전효정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고향 네팔에서 4천km 떨어진 아산의 한 필름 생산 공장.
30대 나라연 씨가 16살 아들과 8살 딸,
그리고 아내를 부양하기 위해 지난 2024년 한국으로 건너와 취업한 일터입니다.
기계 설비와 운전 보조 등 일이 손에 익을 무렵 고향 누와콧에서 날아온 소식에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부모와 조부모까지 온 가족이 모여 살던 2층짜리 집이 홍수에 잠겼다는 전화였습니다.
나라연 뻐사두 뻐우덜 / 네팔 국적 노동자
"눈물이 나왔어요. 그리고 빨리 전화해서 괜찮냐고, '엄마는 괜찮아요?' 얘기했어요.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가족들은 가까스로 몸을 피했지만, 88살 할아버지는 거센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벌써 2주가 지났지만 아직 생사조차 모릅니다.
나라연 뻐사두 뻐우덜/네팔 국적 노동자
"홍수가 크게 나면서 아버지는 다쳤어요. 할아버지는 지금 찾고 있어요."
대전의 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네팔인 커렐 씨.
다행히 가족과 친지의 피해는 없었지만, 고국 곳곳이 무너진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커렐 아로겨 / 카이스트 박사과정 재학생
"이렇게 큰 재해가 생긴 걸 보면 너무 슬프고 그리고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될지도 막막하고 다시 일어설 수도 있을지도 모르고.."
고향을 돕기 위한 움직임도 시작됐습니다.
140여 명의 네팔인 유학생들이 있는 천안의 한 대학에서는 학생부터 교직원까지 긴급 구호 성금 모금에 나섰습니다.
네팔뿐 아니라 여러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도 피해 상황을 알리며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타파시르자나/남서울대 글로벌중독재활학과 교수
"국가의 재난으로 저도 네팔인으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학생들이 저한테 직접 전화해서 '교수님 우리가 모금 운동을 하면 어떨까요'라고.."
충남에만 1만여 명, 대전과 세종을 합치면 1만 2천여 명의 네팔인이 거주 중입니다.
네팔에서 시작된 재난의 충격은 4천km 떨어진 지역 일터와 대학 곳곳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전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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