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계속되는 극한 폭염 속에, 농촌에서 농민들이 쓰러져 숨지는 일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충남에서만 한 달 새 5명이 뙤약볕 아래 논밭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었는데요.
요즘은 오전에도 기온이 34도를 오르내리다 보니, 지자체마다 드론까지 띄워 농사일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뜨거운 땡볕 아래 펼쳐진 고추밭.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지만, 벌써 기온이 30도를 웃돌아 쪼그려 앉은 농민들은 숨이 턱턱 막힙니다.
하지만 붉게 익은 고추를 따는 손은 멈추지를 않습니다.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확 시기를 놓치면 무더위에 고추가 순식간에 물러 썩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박완복 / 농민
"죽을 때 죽더라도 시작해 놓은 농사니까. 거두어 드려야지 되니께 해야지 되는 거잖여."
"제가 직접 고추를 따봤는데요. 이 박스를 10박스 정도 하루에 따야 합니다. 땀이 비 오듯이 오고 숨쉬기가 어렵습니다."
벼는 콤바인으로 수확할 수 있지만, 고추는 기계를 쓸 수 없어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 합니다.
사람 잡는 더위 소식이 연일 들리면서 대낮 작업을 멈추는 대신 꼭두새벽부터 수확에 나서는 게 대책입니다.
유인옥 / 농민
"덥기 전에 일찍 6시부터 나와서 11시 반이나 12시까지 하고 또 이제 한 2시 정도까지 쉬었다가 또 안 하면 안 되니까 또 그냥 해요."
하지만 폭염경보가 내려진 부여의 고추밭에서도 80대 노인이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최근 한 달 새 충남에서만 고령의 농민 5명이 논밭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명피해가 잇따르자 드론까지 동원됐습니다.
드론 안내 방송
"작업은 가급적 이른 아침에 마치고, 한낮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 주시기 바랍니다."
열화상 카메라를 단 드론이 밭을 비추자 농민들이 일하는 검은 비닐이 덮인 고랑이 온통 붉은색으로 나타납니다.
군청에서도 실시간으로 화면을 지켜보며 작업 중단을 호소합니다.
박정주 홍성군수
"어르신들, 지금 폭염특보가 발효 중입니다. 하시던 작업은 이제 멈추시고요"
찜통더위에도 한 해 농사를 포기할 수 없어 일손을 놓지 못하는 농민들을 향해 연일 차량을 동원한 거리 방송은 물론, 휴대전화로 안내 문자가 발송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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