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검색

대전

[리포트]"일상 무너져" 이동도 생계도 폭염과 사투

이혜현 기자 입력 2026-08-05 08:00:00 조회수 143

◀ 앵 커 ▶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 그런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폭염은, 그저 덥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기후 위기가 만든 조용한 재난 '폭염'은 이제, 누군가의 일상까지 무너뜨리는 위협이 되고 있는데요.

산 비탈에 자리 잡은 취약계층 가구, 그리고 뙤약볕 아래에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사람들.

폭염으로 위태위태해진 일상의 현장을 이혜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비탈길을 따라 주택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대전의 한 마을

대부분 환갑을 넘긴 어르신들이 살고 있습니다.

양산 하나에 의지해 길을 나서지만 급경사가 이어진 도로 위 아스팔트 열기까지 더해 숨이 턱턱 막힙니다.

50년 넘게 마을을 지킨 어르신도 살아 평생 빨래를 널 엄두도 내지 못할 불볕더위는 처음입니다.

김종열/대전시 대동
"빨래가 삶아질 정도예요. 빨래를 바깥에다 놓으면. 뜨거워서 못 빤다니까 빨래가."

다닥다닥 붙은 채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집에 온종일 직사광선이 쏟아지면 방안은 금세 찜질방이 됩니다.

하지만 찜통 같은 집을 피해 바깥으로 나서기도 쉽지 않습니다.

"주택에서 300m가량 떨어진 무더위 쉼터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 가파른 골목길을 오르고 내려야 하는데요. 이 골목길 지표면의 온도는 현재 60도를 웃돕니다."

차 한 대도 지나기 힘든 좁은 비탈길, 잠깐 땀을 식힐 그늘조차 마땅치 않습니다.

김홍분/대전시 대동
"덥죠. 겨울에는 또 미끄럽고. 나도 지팡이는 하나만 짚어도 가기는 갈 수 있어. 근데 한쪽이 (다리가) 힘이 없어요."

불을 뿜는 듯한 폭염은 생계마저 위협합니다.

전통시장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습니다.

밤낮 없는 더위에 채소는 금세 시들고 팔리는 것보다 버리는 게 더 많을 정도입니다.

매대 위 생선에도 연신 얼음을 들이붓지만 속수무책으로 녹아내려 하루에 쓰는 얼음 값도 만만치 않습니다.

임강일/수산물 가게 상인
"1시간이면 한 번 뿌리면 얼음이 다 없어져요."

일상의 외출도, 하루의 생계도 목숨 건 사투로 만들어버린 폭염.

기후 위기가 만든 조용한 재난 '폭염'은 이제 서민들의 일상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

MBC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장우창)
◀ END ▶
 

  • # 폭염
  • # 더위
  • # 달동네
  • # 전통시장
  • # 생존

Copyright © Daejeon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이혜현 do99@tjmbc.co.kr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