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연일 이어지는 찜통더위는, 이미 한차례 수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이중고가 되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기후 재난에, 수재민들은 뙤약볕으로 내몰리고 있는데요.
이혜현 기자가, 수해 현장을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 리포트 ▶
지난주 시간당 6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져 강처럼 변해버린 아산의 한 마을.
기습 폭우로 주택 20채가 물에 잠겼고, 40명 넘는 주민들이 한밤중 맨몸으로 대피했습니다.
폭우가 집을 집어삼킨 주민은 평생 모은 세간살이를 모두 버렸습니다.
오갈 데가 마땅치 않다 보니 일주일째 온종일 화구가 열기를 뿜어내는 식당 한편에서 쪽잠을 청합니다.
수해 복구에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할 처지라 에어컨조차 마음 편히 켜지 못합니다.
수해 주민
"어디서 잘 데도 없고, (집에) 가구도 다 나갔고. 여기 화장실에서 씻어요. 화장실에서."
흙탕물을 뒤집어쓴 가재도구들은 달아오른 햇볕에 금세 썩어버렸고,
젖은 바닥을 말리려면 현관문도 닫을 수 없어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 속에 선풍기도, 에어컨도 소용이 없습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방 안은 이불 한 채도 남기지 않고 텅 비어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결국 쉴 곳을 찾아 임시 거처를 오가며 뙤약볕에 거리로 나가야 합니다."
당장 돌아갈 곳이 없는 수재민들은 지자체가 지원하는 모텔을 전전하며 인근 식당에서 끼니를 때우고 있습니다.
생업의 터전도 폭염 속에 사투를 벌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무릎 높이까지 흙탕물이 들이닥친 방앗간은 차라리 잠시 영업을 쉬고 싶지만 행여나 기계가 망가질까 더위에도 복구 작업을 미룰 수 없습니다.
김명학/수해 피해 주민
"(기계를) 드라이기로 전부 다 말려가지고 따듯해져야, 물기가 없어야 합선이 안 된다고 그래가지고.."
폭우와 폭염을 오가는 변덕스러운 기후 재난은 취약계층의 건강마저 위협합니다.
정진규/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상하수도 오염 그리고 식품 변질 그리고 위생 환경이 악화되면서 각종 수인성 질환 감염병들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텅 빈 집만큼이나 헛헛해진 수재민들에게 뙤약볕만 야속하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
- # 폭염
- # 폭우
- # 침수
- # 더위
- # 이재민
Copyright © Daejeon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