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최근 전국의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강제 노동이나 보조금 가로채기 등 비위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며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보령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시설장이 2천만 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멋대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남성이 낡은 리어카에서 쌀 한 포대를 꺼내더니 어깨에 짊어지고 가파른 계단을 오릅니다.
장애인 거주시설 직원 - 입소 장애인
"이 많은 것을 혼자 시켰어? - 네."
지난 2019년,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보령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원장 일가가 강제 노동을 시켰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당시 원장 일가는 장애인복지법 위반과 사기,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해임됐습니다.
그런데 사태 수습을 위해 법인이 새로 임명한 시설장에게서도 횡령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식재료를 산 것처럼 이른바 '카드깡' 수법으로 허위로 결제해 보조금 125만 원을 빼돌리는가 하면, 후원금으로 들어온 3백만 원 상당의 생필품과 상품권은 멋대로 사적으로 썼습니다.
부당하게 쓰인 돈만 1천8백여만 원.
결국, 또 시설장이 업무상횡령 혐의로 벌금 5백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습니다.
충남도가 시설장 교체를 3차례 요구했지만, 지난달이 돼서야 권고사직 처분이 내려졌는데 해당 시설장이 항소하면서 이마저도 강제할 효력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는 사이 과거 해임된 원장 일가가 다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사회복지사업법상 부패 행위로 면직됐더라도 5년만 지나면 재취업할 수 있는 데다, 시설장 임명권을 쥔 현재 법인 이사회에는 원장의 가족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한재희/장애인 거주시설 직원
"그분들로 인해서 피해받은 피해자, 우리 장애인들이 있잖아요. 그것을(기억을) 갖고 있는 종사자들이 다 여기 있다. 그런데 법이 이런 거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법이 없는 거예요."
해당 시설에 머무는 장애인은 30명.
국고보조금을 받으면서도 외부 감시가 닿지 않는 폐쇄적인 구조 속에 장애인들의 일상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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