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한낮 수은주가 30도 안팎까지 올라가는 등 벌써부터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여름이 되면 우리 선조들은 바람이 솔솔 통하는 시원한 전통 옷감, '모시'를 찾았는데, 그 수천년의 전통이 오늘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전통 슬기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한산모시문화제 현장을 이혜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실 한 올 한 올을 베틀에 조심스럽게 넣고 빼기를 반복합니다.
잠자리 날개처럼 얇고 고운 세모시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산모시의 본고장 서천에서 올해로 36번째를 맞는 한산모시문화제가 개막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모시축제에선 천5백년을 이어온 전통의 멋과 매력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모시풀 껍질을 벗기고 쪼개어 실로 잇고 풀을 먹인 뒤 베틀로 짜내야 모시 한 필이 만들어집니다.
한 필을 짜는 데 보름 남짓 걸릴 정도로 시간도 많이 소요되지만 질긴 모시풀을 치아로 쪼갤때면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고된 업입니다.
김향미/경남 창녕군
"얼마나 어른들이 고생하셨을까‥ (모시가) 지금 너무 귀하고 비싼 이유가 있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인내와 정성으로 만들어진 한산모시는 단아하고 고급스러운 멋에 더해 까슬까슬한 촉감과 통기성으로 여름철 최상의 옷감으로 꼽힙니다.
"한산모시로 만든 옷을 입어봤습니다.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이 옷은 피부에 닿는 촉감이 서늘하고 무게감이 마치 안 입은 것처럼 가볍습니다."
여기에 밤과 쑥 등으로 고운 색을 입힌 모시 한복은 은은한 광택과 색감으로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조서연/전북 전주시
"깃털처럼 가볍고 이거는 덥지도 않고 좋아요."
오랜 역사와 우수성을 인정받은 한산모시는 지난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하지만 전통을 이어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100% 수작업으로 들이는 노력에 비해 수익 보장이 어렵다 보니 서천에서 모시 짜는 장인은 이제 서른 명 남짓까지 줄었습니다.
방연옥/국가무형유산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
"끈을 잡아당겼다 놨다 하니까 다리도 관절이 안 좋아요. (그래도) 천이 다 완성되면 진짜 재미있어요. 그 맛으로 또 하고 또 하고‥"
젊은 전승자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 그리고 새로운 디자인과 브랜드 발굴 등 천5백년을 이어온 한산모시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MBC뉴스 이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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