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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과격행동 말리다 멍들면 학대"⋯유치원 교사들 "범법자 될까 불안"

전효정 기자 입력 2026-05-14 08:00:00 조회수 119

◀ 앵 커 ▶
세종시의 한 유치원 교사가, 과격한 행동을 하는 원아를 말리는 과정에서 팔에 멍이 들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가 인정돼,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 교육계는 정당한 생활지도였다며 무죄 판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유치원 교사들은, 언제든 범법자가 될 수 있다는 걱정에 퇴직까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23년 세종의 한 유치원.

6살 아이가 과격한 행동을 보이며 담임 교사의 팔을 때립니다.

 유치원 교사
"아!"

이어 다른 원생들과 갈등을 빚고, 물건을 던지는 등 거친 행동을 보이던 아이를 말립니다.

유치원 교사 
"친구 왜 때려. 실내화 신고 저쪽 줄 서요."
(교실 안 가.)

다른 원생들까지 다칠 수 있는 상황을 막으려 교사가 아이를 붙잡아 제지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팔에는 멍이 들었습니다.

유치원 교사
"팔을 잡으니까 팔을 빼려고 막 이렇게 힘을 주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그걸 놔버리면 뒤에 아이들 노는 클라이밍 하는 돌 같은 게 있었어요. 거기에 딱 조금 부딪힐 상황이어서.."

학부모 신고로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는 1심에서 "정당한 보육·훈육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재판부의 판단으로 벌금 5백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다음 달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교육계는 무죄 판결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상황의 긴박함 등을 고려한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로 받아들여지면 어떤 상황에도 개입하지 말라는 신호가 될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상미 / 전교조 세종지부장
"위험을 방치하면 방임으로, 적극적으로 교육하면 학대로 기소되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교사는 도대체 어떻게 아이들을 지도해야 합니까?"

최근 화제가 된 코미디언 이수지 씨의 유치원 교사 생활 패러디 영상.

이수지/코미디언
"피디님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 이서가 지금 모기에 물렸어요."

댓글에는 "모기물렸다고 시청에 전화도 한다", "현실은 더 심하다"며 '현실 고증'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현장 교사들도 이런 상황이 낯설지 않습니다.

14년 차 유치원 교사 "요즘에 사실 진지하게 좀 고민 중이에요. 이 직업에 대해서. 저는 교육자로서 아이들한테 필요한 교육 활동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한 교육 활동이 나를 범법자로 만들 수도 있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제지와 아동학대의 경계, 교육 현장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전효정입니다.

(영상취재: 김준영, 그래픽: 조규빈)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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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정 jeonhyo@t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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