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리포트]'나프타 대란'에 "뗐다 붙였다"⋯산처럼 쌓인 '기름 현수막'

이혜현 기자 입력 2026-04-21 21:00:00 수정 2026-04-21 21:17:53 조회수 120

◀ 앵 커 ▶
고유가 여파로 기름값 걱정에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져 쓰레기봉투조차 구하기 힘든 요즘입니다.

그런데 거리에서는 이런 기름으로 만드는 불법 현수막이 여전한데요.

현수막 가격이 오르자 단속을 피해 밤사이 뗐다가 붙였다를 반복하는 꼼수도 기승입니다.

이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칼날이 나무에 묶인 끈을 끊어내자 팽팽했던 현수막이 힘없이 떨어집니다.

아침부터 이어진 불법 현수막 수거에도 수거 차량 짐칸이 평소보다 한산합니다.

중동 사태로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져 현수막 단가가 30%가량 오르자 불법 현수막이 줄어든 게 아니라 단속을 피해 미리 현수막을 떼어가는 겁니다.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현수막이 넘쳤던 거리가 단속이 시작되는 아침에는 깨끗해졌습니다.

이원구/대전중구청 건축과 팀장
"신고 안 하고 미리 좀 사전에 홍보한다고 하다 보니까 그런 경우가 많아서‥"

비싸진 현수막을 뺏기지 않고 다시 걸기 위한 꼼수입니다.

실제 취재진이 현수막 업체에 문의하자 단속반이 없는 주말을 이용하면 된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현수막 인쇄 업체 관계자
"거의 그거는 주말에 하죠, 일반적으로."

현수막 1kg을 만드는 데 쓰이는 원유만 1.6kg.

자원 소모는 물론이고 폐기를 위해 소각하면 이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도 배출됩니다.

"한 달 동안 도심 곳곳에서 걷어낸 불법 현수막들이 제 키를 넘어설 만큼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수거된 현수막을 농사용 덮개나 산업용 부직포로 재생산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이원구/대전중구청 건축과 팀장
"수거 처리하는 데도 돈이 드니까, 우리도 재산, 세금 나가는 거니까 그거에 유념해서 (법을) 지켜줬으면 고맙겠습니다."

여기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용 현수막까지 급증할 전망입니다.

이번 기회에 소모적인 현수막 홍보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 이런 물질 소비의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현수막을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에 기반한 선거 홍보 방식들이 도입될 필요가 있고‥"

기름 한 방울이 귀해 쓰레기봉투마저 품귀를 빚는 상황 속에 자원을 허공에 버리는 현수막 문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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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현 do99@t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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