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세종의 한 제지공장에서 30대 노동자가
5m 아래로 떨어져 숨졌는데,
3년 전 비슷한 사고에도 별다른 안전조치가
없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죠.
이 공장, 곳곳에서 계속되는 위험한 작업에 대해
내부에서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결혼을 준비하고 있던 아들의 죽음에
유족들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며
책임자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전효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년 전 입사 지원서에 낸 사진은
영정사진이 됐습니다.
부모님 집 근처에 최근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에 맞춰 결혼을 준비하던 33살 청년은,
일터로 출근한 지 반나절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유가족
"점심에 밥 잘 먹고 간 아들이 썰렁한 공장 바닥에 그냥.. 기가 막히죠. 기가 막혀요. '아들 잘 갔다 와' 그게 마지막 인사였네."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작업장은
파지 투입구 틈 사이 5m 아래로
파쇄 설비가 이어진 구조였습니다.
3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고,
다행히 동료가 급히 끌어내 비극은 막았지만,
동료들은 수십 년째 위험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저 서로에게 안전을 당부할 뿐입니다.
박민규 / 직장 동료(2019년 입사)
"제가 처음 입사할 때도 가장 오래되신 선배님이 항상 얘기하는 게 '여기 빠지면 건지지도 못해'라는 말이 항상 많았거든요. 근처 갈 때마다 다들 '오금이 저린다' 그런 표현도.."
작업장 곳곳에서 위험 신호는 감지돼 왔습니다.
구부정한 자세로 회전하는 기계 아래서
표면에 붙은 오염물질, 찌꺼기를 떼내는 작업이
위험하다고 개선을 요구했지만 바뀌지 않았고,
미끄러질 우려가 있는 청소 작업 역시
지난해 12월, 작업자가 미끄러져 다치고 나서야
미끄럼 방지 발판이 겨우 만들어졌습니다.
김상수 / 노조위원장
"위험한 요소들을 계속 지적을 하고 이런 위험한 부분들을 개선해 달라고 했지만 그런 것들이 잘되지 않았어요. 위험 작업에 대해서 이런 작업은 중지시켜야 한다라는 공문도 보내고.."
이번 사고 역시 안전관리 부실이 빚어낸
인재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유가족은 같은 비극이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며
책임자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유가족
"질타를 하고 노동부 장관 그렇게 하고 그러는데도 꾸준히 일어나잖아요. 그렇게 관리를 허술하게 하면 제2의 우리 아들, 제3의 우리 아들은 그 회사에서는 계속 나올 거예요. 계속."
MBC뉴스 전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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