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홍성의 한 마을회관 앞에서 90대 할머니가
후진하던 화물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사고를 낸 화물차 운전자는 평소
마을회관을 오가는 어르신들을 태워주던
70대 고령 운전자였는데요.
운전자도, 보행자도 모두 고령인
농촌 마을에서 일어난 비극을
이혜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파란색 화물차가 비탈길을 내려오더니
길을 걷던 여성을 그대로 덮칩니다.
충돌 직후에도 멈추지 않고
건너편 도로까지 밀고 나아갑니다.
지난 17일 저녁 5시쯤 홍성군 장곡면의
한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 90대 여성이
후진하던 1톤 화물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화물차 운전자도
곧 여든을 바라보는 고령으로,
허리가 굽은 피해자를
미처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김대규/마을 이장
"도로 쪽으로 경사가 지다 보니 허리가 많이 구부러지셔서 그냥 발이 걸려서, 돌부리에 걸려서 앞으로 낙상하신 줄 알았다‥"
허리가 굽고 걸음이 느린 고령 보행자는
차량 시야에 쉽게 가려지고
다가오는 차량을 피하기도 어렵습니다.
"사고가 난 노인회관 앞입니다. 이 경사진 길을 내려가다 보면 바로 차도가 맞닿아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후진 차량에 치여
숨진 보행자 10명 중 9명가량이
65살 이상 고령자였습니다.
특히, 농촌에서는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가 사각지대가 넓은 화물차를 모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이 더 큽니다.
후진 사망사고의 70% 이상이 화물차인데,
이번 사고가 난 충남에서는
특히, 고령자가 화물차 사고를 내는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40%가량 높게 나타났습니다.
교통 환경이 열악해 노인들이 위험을 안고도
화물차 운전대를 잡는 겁니다.
사고를 낸 고령 운전자도 당일까지 차가 없는 이웃 어르신들을 데려다주고 있었습니다.
김대규/마을 이장
"저녁 (식사) 끝나시고 차에다가 모셔서 집에 다 모셔다드리는 그런 좋은 일을 하시다‥"
이장선/충남경찰청 교통수사계장
"어르신들께서 화물차를 운전하는 경향이 많이 있는데요. 그 이유는 저렴하고 편리한 이용성 때문일 겁니다."
보행자를 감지해 스스로 멈추는
'후진 사고 방지 장치' 등을 달면
사고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지만,
하지만 어르신들이 수십 년째 모는
대부분의 화물차에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MBC 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김준영, 그래픽: 조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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