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리포트]"'떨어지는 물' 잡는다"⋯'천지창조' 창작 고통도 해결

김지혜 기자 입력 2026-03-13 08:00:00 조회수 59

◀ 앵 커 ▶
목욕탕이나 냉장고 천장에 맺힌 물방울이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 흔히 보셨을 텐데요.

같은 원리로,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 역시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천지창조'를 그리며, 얼굴로 쏟아지는 물감과 싸워야 했는데요.

중력에 의해 '떨어지는 물'을 붙잡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습니다.

김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유리 기판에 빨간색과 초록색 물감을 각각 코팅하고 뒤집습니다.

2분도 채 되지 않아 빨간색 물감은 한쪽으로 물방울이 모이더니 뚝 떨어집니다.

반면, 초록색 물감은 물방울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떨어지지 않고 버팁니다.

5백여 년 전 성당 천장에 '천지창조'를 그리며 작업 내내 얼굴로 떨어지는 물감과 씨름했던 미켈란젤로의 고민을 국내 연구진이 풀어냈습니다.

물에 섞은 아세톤이나 에탄올 등 휘발성 액체가 증발할 때 표면장력에 차이가 생기는 원리를 이용한 겁니다.

장력이 큰 쪽에서 작은 쪽을 끌어당기는 '마랑고니 효과'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려는 액체를 붙잡으며 중력을 이겨내도록 했습니다.

최민우/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석박통합과정
"더 끈적끈적하게 만들어주면 뒤집힌 상태에서도 액체막이 물방울을 형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평평하고 균일한 형태의 박막을 코팅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지금껏 중력을 이겨내기 위해 전기장이나 가속도 등 외력을 가하는 연구가 많았지만, 액체 증발이라는 자연적 현상으로 해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천장뿐 아니라 기울어진 표면에도 적용 가능해 정밀 코팅이나 전자회로 인쇄, 3D 프린팅, 우주 환경에서 유체 제어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전망입니다.

김형수/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신소재 물질들을 균일하게 코팅해야 하는데 중력을 이겨내면서 제조 공정 자체에 생산율을 높인다거나 그런 것들을 할 때 균일한 코팅을 하는 공정에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습니다.

MBC 뉴스 김지혜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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