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신분을 넘어
서로를 지키고자했던 단종과 엄흥도의 이야기로
9백만 명이 넘는 관객을 울렸는데요.
공주 동학사에는 영화 속 두 주인공을 비롯해
3백 위가 넘는 충신의 위패를 모신 공간이
있지만, 5백 년을 이어온 소중한 공존의 역사가 국가사적 지정의 문턱에 멈춰 서 있다고
합니다.
무슨 이유인지 이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물에 버려진 단종의 시신을
목숨 걸고 수습한 영월 호장 엄흥도.
그를 다룬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신분을 넘어선 의리와 충절을 보여주며
큰 울림을 남겼습니다.
세조의 눈을 피해 몸을 숨긴 엄흥도의
마지막 발길이 닿은 곳은 계룡산 자락.
엄흥도는 공주 동학사에서 김시습과 함께
단종을 위로하는 첫 제사를 지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성승모/성삼문 18대손
"(엄흥도가) 밤에 시신을 거둬서 그 야밤에 도주해서 입었던 곤룡포(어포)를 여기에 가지고 와서 칠성단에다가 두르고 제사를 시작했다고‥"
제향을 올렸던 터는 현재 '숙모전'이라 불리며
단종과 엄흥도를 비롯해 수많은 충신의 위패를
모시고 있습니다.
"이곳 숙모전에는 왕족뿐 아니라 하급 관리부터 노비까지 340여 명의 위패가 신분 구분 없이 한 곳에 모셔져 있습니다."
◀ INT ▶ 이애련/관광객
"영화 볼 때도 짠해서 눈물 좀 흘렸는데, 여기 오니까 고개가 더 숙여지고 마음이 짠하고 가슴이 그래요. 많은 분들이 와 보셨으면 좋겠어요."
해마다 3백 명 넘는 선조들의 제향을 올리고,
관광객을 응대하려면 대부분 고령인
문중의 힘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이 때문에 문중에서는 6년 전부터
국가사적 승격을 추진하고 있지만,
땅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국가사적이 되려면 엄흥도가 첫 제사를 지낸
제단 터를 발굴해야 하는데 해당 부지를 소유한
사찰의 동의 없이는 발굴 조사가 불가능합니다.
정백교/숙모회 이사장
"민간으로 넘어와서 지금 관리를 하고 있는데 이게 국가사적으로 지정돼야 이 지역이 좀 더 격이 높아지고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이 돼서‥"
동학사 측은 "김시습이 불교에 귀의한 뒤
제단을 세웠기 때문에 제단 터의 관리 주체는
사찰"이라며, "당분간 발굴 조사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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