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1,500년 전 백제의 일상과 문화 수준을
생생히 보여주는 유물들이 백제 왕궁터가 있는 부여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관악기인
대나무로 만든 '가로 피리' 실물과 함께
국가 운영체계를 보여줄 다량의 목간이
나온 건데요.
문화강국 백제의 위상을 입증할
귀중한 자료로 평가됩니다.
이교선 기잡입니다.
◀ 리포트 ▶
부여 관북리 유적의 한 구덩이에서
대나무로 만든 유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금의 '소금'처럼 7세기 백제인들이
가로로 불던 악기, ‘횡적’입니다.
1,500년 만에 모습을 보인 건데,
당초 금동대향로 속 악기로 추정했지만,
정밀 분석 결과 가로로 부는 '횡적'으로
판명됐습니다.
정환희 / 국립남도국악원
"일반적으로 횡적의 경우 취구 쪽 부분이 막혀 있고요. 이 유물은 취구 안쪽 부분이 막혀 있는 흔적이 있기 때문에 횡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비 백제 왕궁의 핵심 공간인 조당 인근
화장실로 추정되는 시설에서
일부는 부러져 3분의 2만 남은,
길이 22.4cm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황인호 /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장
"이번 발견은 삼국시대 실물 관악기가 확인된 첫 사례입니다. 사비 왕궁의 핵심 공간에서 발견되어 백제 궁중 음악 연구에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될 뿐 아니라 백제의 소리를 실증적으로 복원하는 데 결정적 단서"
함께 발견된 목간도 규모 면에서 압도적으로, 국내 단일 유적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329점이 인근 수로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540년 경신년과 543년 계유년이라는 정확한
연대가 적힌 목간, 그리고 인사 기록과
행정 체계를 담은 편철 목간 등은
지금의 부여인 사비 천도 직후
백제 국가 운영의 모습을 고스란히 전합니다.
심상육/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 책임연구원
"지우개 같은 것입니다. 목간에 글을 쓰고 그걸 깎아내고 거기에 다시 쓰는..329점이 한꺼번에 나왔다는 것은 이곳이 백제 중앙관청에서 실무 행정이 이뤄졌다는."
특히, 일본의 8~9세기 악기보다 수백 년 앞서
백제 음악이 일본 궁중 문화로 전해졌음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합니다.
연구진은 한발 더 나아가 3D 프린팅 기술로
1,500년 전 백제의 소리 복원에도 나섰습니다.
김윤희 / 충남국악단 연주자
"음역대는 한 옥타브하고 음정이 3개 정도 나와서 음역대가 좀 좁긴 하지만 저음역대가 좀 더 풍부한 것이 특징"
연구진은 이 유물들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문화강국 백제의 숨결을
오늘로 되살린다는 계획입니다.
MBC 뉴스 이교선입니다.
- # 백제악기
- # 부러진_횡적(橫笛)
- # 목간
- # 삭설
Copyright © Daejeon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