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 통행로를 둘러싼 갈등, 앞서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알고 보니 통행로의 땅 주인이 전직 구청장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는 '통행로를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퇴직 1년 뒤 건물을 짓고도 이를 어긴 것으로 드러났고,
건축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년 넘게 입주민들이 이용해 온 천안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통행로.
지난해 땅 주인이 통행료를 내라며 각종 장애물을 설치해 지하주차장 이용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고, 결국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졌습니다.
그런데 2013년 12월, 경매로 이 땅을 낙찰받은 땅 주인을 확인해 보니 당시 관할인 천안 서북구의 현직 구청장이었습니다.
해당 구청장은 몇 달 뒤 퇴직했고, 1년쯤 지난 2015년 구에 건축 허가를 신청해 통행로 위에 건물을 지었습니다.
입주민들은 "전직 구청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건축 허가를 받은 게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이종삼/해당 아파트 자치회장
"어떻게 도로에다 건물을 지을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주 출입구인데요, 이 아파트."
허가 과정에서 '주차장 기능을 유지하겠다'고 한 약속을 뒤집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실제 구청의 보완 요구에 "토지와 아파트의 관계를 알고 있으며, 주민 의견을 수렴해 민원 발생 요인을 제거하겠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또, 당시 건축 허가 조건에는 출입구와 경사로를 사용해 주차장 본래 기능을 계속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한 채, 장애물을 설치하고 통행료를 받으려 한 겁니다.
박유석 / 대전과기대 금융부동산행정학과 교수
"(조건상) 지하주차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될 때까지 그 도로는 도로로써 사용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무료로. (통행료 청구는) 도로를 이용하는 것에 부담으로 작용하잖아요. 그러면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죠."
공교롭게도 전 소유주 역시 같은 땅에 건물을 짓겠다며 신청한 건축 신고는 입주민 통행로라는 이유 등으로 반려됐습니다.
이후 3년 만에 전직 구청장인 땅 주인이 더 까다로운 절차인 건축 허가를 받은 겁니다.
땅 주인은 "구청장 재직 시절 오해를 받을 수 있어 퇴직 1년 뒤에 건축 허가를 진행한 것"이라며 "지위를 이용하거나 압박을 가한 적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당시 허가를 내준 천안시 서북구 관계자도 "부당한 청탁을 받은 적 없고, 건축법 등 관련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는 입장입니다.
소유권이 넘어가는 '시효취득'을 우려해 통행료를 받으려 했다는 땅 주인의 주장도 법적으로 맞지 않다는 게 법조계 해석입니다.
채경준 / 변호사
"지표면에서 몇 미터 떠 있는 위치에 토지 소유자의 건물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토지 소유자로서는 건물을 사용함으로써 이 토지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천안시는 지난해 7월과 10월 해당 건물에서 일부 불법 건축물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MBC 뉴스 김성국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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