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리포트]고령운전자 사고에도 농촌에선 "운전대가 곧 생존"

이혜현 기자 입력 2026-01-07 00:40:00 조회수 77

◀ 앵 커 ▶
얼마 전 당진의 한 시장에서,
70대가 몰던 차량에 보행자가 치여
숨졌습니다.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도, 70대가 
운전하던 택시가 횡단보도를 덮쳐,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요.

나이가 들면 운전대를 놓으라는 말은
쉽지만, 차량이 없으면 외출조차
어려운 농촌의 현실도 녹록지 않습니다.

농촌 어르신들의 이동 실태를
이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일, 당진의 한 전통시장.

갑작스러운 굉음과 함께 
시장 입구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승합차에 한 여성이 치여 숨진 겁니다.

사고 목격자
"(운전자가) 77세인데 막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고."

사고를 낸 운전자는 여든을 바라보는 고령자.

좌회전하던 중 앞에 서 있던 보행자를
미처 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사흘 뒤, 다시 찾은 현장에서는 
골목이 붐빌 정도로 어르신들이 차를 몰고 
시장을 찾고 있었습니다.

대중교통이 드문 이곳에서
자가용은 사실상 유일한 이동 수단입니다.

유병한(77살) / 시장 방문객
"자가용 끌고 다닐 수 있을 때까지는 끌고 다녀야지. 우리 집에서 여기 합덕 나오려면 (버스가) 한 다섯 번 왔다 갔다 할 거예요."

인근 정류장까지는 언덕길을 포함해
10분 넘게 걸어야 하고,

오가는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곳 정류장에서 인근 시장으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고작 네 대뿐. 시내로 나가는 버스도 한 번 놓치면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합니다."

휴대전화 앱으로 택시를 부르기도 어려울뿐더러
요금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버스 이용객
"택시 타면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타고 다닐 수 있겠어?"

실제, 사고를 낸 고령운전자가 
차량을 몰고 온 동네로 가봤더니,

걸어서 10분 거리에 정류장이 전혀 없습니다.

차가 없으면 외출은커녕
병원 진료조차 쉽지 않은 겁니다.

강환철(79살) / 인근 주민
"버스나 이런 게 없이 전부 자기 자가용으로 오는 거예요."

면허를 반납하면 전동 휠체어 등을 타고
차들이 오가는 위험천만한 인도 없는 갓길을 
달려야 합니다.

윤승자(82살) / 인근 주민
"(전동차 타고) 내려오다가 곤두박질쳤잖아. 전동차 바꿨지. 그거 없으면 못 다녀. 끌고 시장 다니는 것도 그렇고."

이렇다 보니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률이 
10% 안팎인 대도시와 달리, 농촌이 많은 
충남과 전남 등은 5%대로 최하위 수준입니다.

나이가 들면 운전대를 놓으라는 쉬운 말 대신 
녹록지 않은 농촌의 현실을 반영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MBC 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 END ▶
 

  • # 고령운전자
  • # 교통사고
  • # 면허반납
  • # 이동권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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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현 do99@t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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