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얼마 전 당진의 한 시장에서 70대가 몰던
차량에 보행자가 치여 숨졌습니다.
또 서울 종각역 인근에선 한 70대가 운전하던
택시가 횡단보도를 덮쳐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요.
나이가 들면 운전대를 놓으라는 말이 나오지만,
차량이 없으면 외출조차 어려운
농촌의 현실도 녹록지 않습니다.
농촌 어르신들의 이동 실태를
이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일, 당진의 한 전통시장.
갑작스러운 굉음과 함께
시장 입구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승합차에 한 여성이 치여 숨진 겁니다.
사고 목격자
"(운전자가) 77세인데 막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고."
사고를 낸 운전자는 여든을 바라보는 고령자.
좌회전하던 중 앞에 서 있던 보행자를
미처 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사흘 뒤, 다시 찾은 현장에서는
골목이 붐빌 정도로 어르신들이 차를 몰고
시장을 찾고 있었습니다.
대중교통이 드문 이곳에서
자가용은 사실상 유일한 이동 수단입니다.
유병한(77살)/시장 방문객
"자가용 끌고 다닐 수 있을 때까지는 끌고 다녀야지. 우리 집에서 여기 합덕 나오려면 (버스가) 한 다섯 번 왔다 갔다 할 거예요."
인근 정류장까지는 언덕길을 포함해
10분 넘게 걸어야 하고,
오가는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곳 정류장에서 인근 시장으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고작 네 대뿐. 시내로 나가는 버스도 한 번 놓치면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합니다."
휴대전화 앱으로 택시를 부르기도 어려울뿐더러
요금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버스 이용객
"택시 타면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타고 다닐 수 있겠어?"
실제, 사고를 낸 고령운전자가
차량을 몰고 온 동네로 가봤더니,
걸어서 10분 거리에 정류장이 전혀 없습니다.
차가 없으면 외출은커녕
병원 진료조차 쉽지 않은 겁니다.
강환철(79살)/인근 주민
"버스나 이런 게 없이 전부 자기 자가용으로 오는 거예요."
면허를 반납하면 전동 휠체어 등을 타고
차들이 오가는 위험천만한 인도 없는 갓길을
달려야 합니다.
윤승자(82살)/인근 주민
"(전동차 타고) 내려오다가 곤두박질쳤잖아. 전동차 바꿨지. 그거 없으면 못 다녀. 끌고 시장 다니는 것도 그렇고."
이렇다 보니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률이
10% 안팎인 대도시와 달리, 농촌이 많은
충남과 전남 등은 5%대로 최하위 수준입니다.
나이가 들면 운전대를 놓으라는 쉬운 말 대신
녹록지 않은 농촌의 현실을 반영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MBC 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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