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올 한 해 대전MBC 뉴스가 만들어낸
의미 있는 변화를 살펴보는
연말 기획보도, '취재가 시작되자'
순서입니다.
첫 순서로, 태안화력에서 되풀이된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에 대한
대전MBC의 심층적인 보도가, 어떠한
변화를 일으켰는지 살펴봤습니다.
김광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일하다
설비에 끼여 숨진 고 김충현 노동자.
위험 작업을 2인 1조가 아니라 혼자서 했고
하청 노동자들에게 위험이 전가되는
위험의 외주화까지.
6년 전 고 김용균 씨 사망 사고와
판박이었습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또 한 명의 이름이 그렇게 사라진 겁니다.
하청에 재하청으로 위험이 내려오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은 더 열악해졌습니다.
김영훈/한전KPS 비정규직지회장
"원·하청과의 관계에서 정말 불합리한 구조가 있었고 실제로는 관리 시스템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제 말해야 되니까"
대전MBC는 그 이면을 들여다봤습니다.
한국서부발전이 한전KPS에 지급한 노무비의
절반만 하청업체로 전해졌고
노동자가 받은 금액은 더 적었습니다.
이러한 하청 쥐어짜기 구조 속에서
안전에 투자될 비용은 줄어들었고
그만큼 노동 환경은 열악해졌습니다.
또 하청이나 도급 업체가 한국전력공사와
계열사 간부들의 재취업 경로로 전락한 점도
파헤쳤습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원청의 안전 감독 역할이
약화되고, 산재의 책임 소재를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광진/대전경실련 사무처장(지난 6월 12일 뉴스데스크)
"(퇴직자가) 선배들이고, 자기들이 퇴직하면 나가야 될 자리고. 하청이라는 이유로 똑같은 일, 중요한 일 하면서도 불구하고 인건비는 싸고. 노동자들의 권리나 안전 이것들은 등한시될 수밖에 없는.."
대전MBC는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안전 관리가 개선됐다는 보고서를 낸
한전KPS의 안일한 인식도 꼬집었습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명제를
노동자들이 수년째 요구하고 있지만
현장이 바뀌지 않는 건
그 이면에 자리한 구조적 문제 탓임을
파헤쳤습니다.
반년의 시간이 흐른 뒤, 이달초 또다시
폭발사고로 하청 노동자 2명이 크게 다치자
태안화력을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이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습니다.
내년부터 3년 동안 2조 원을 넘게 들여
노동자의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겠다는
겁니다.
"대전MBC는 김용균을 기억하며,
그리고 김충현을 기억하며..
노동자들의 눈높이에서
그동안 변하지 않았던 발전소,
그들의 약속을 다시 한 번 지켜볼 것입니다."
MBC 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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