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한겨울 추위가 닥치면서 연탄 한 장 땔 때마다
가슴 졸이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에너지빈곤층의 이야기인데, 이런 가정이
우리 지역에 3천 가구가 넘는다고 합니다.
연탄값은 치솟고, 후원마저 줄어
유난히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 이웃들을
이혜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연탄 나르기가 한창인 대전의 한 쪽방촌.
가파른 계단 너머 구석 한편에
냉기가 서린 연탄이 쌓여 있습니다.
쪽방촌에 사는 70대 어르신에게
영하권 추위에도 보일러를 종일 돌리는 건
사치입니다.
연탄이 언제 끊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정소자 / 연탄 사용 주민
"옛날보다 연탄 수명이 짧아. 제시간에 안 갈면 꺼져. 그러면 번개탄 넣고 해야 하잖아요. 그것도 또 비싸요 번개탄도."
연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쪽방촌에서
연탄은 사실상 유일한 난방 수단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오르고 지원은 줄어
연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5년 새 전국 연탄공장 30곳 가운데
13곳이 문을 닫자 물류비가 오르면서
연탄값이 10% 넘게 뛰었습니다.
"대전의 연탄 가격은 장당 900원에서 950원 선인데요. 좁은 골목이나 고지대같이 배달이 어려운 지역은 인건비가 붙어 장당 천 원을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정부의 연탄 지원금은 가구당 47만 2천 원.
겨울을 나려면 천 장은 필요한데
지원금으로는 절반도 못 삽니다.
부족한 연탄은 모두 기부에 기댈 수밖에 없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어렵습니다.
경기 불황이 겹치며 대전에서는 연탄 후원이
지난해보다 2만 장 가까이 줄었습니다.
연탄은행마저 연탄을 외상으로 들여와
힘겹게 나눔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원규 / 대전연탄은행 대표
"10월 약 4천 장의 연탄을 나눠드렸는데, 그것도 다 외상으로 일단 나눠드렸는데, 후원이 안 돼서 11월로 미뤄서‥"
정부가 '탈석탄'을 예고하며,
2년 안에 연탄 생산보조금마저 사라지면
연탄 가격은 장당 천2백 원을 넘길 전망입니다.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는 여전히
3천여 가구가 연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연탄 없는 겨울'을 환영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MBC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그래픽: 조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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