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대형마트처럼 카트를 끌거나
장바구니를 들고 약을 골라 살 수 있는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 대전에도
속속 문을 열고 있습니다.
기존 동네 약국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편리해 손님들이 몰리고 있는데,
약물 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등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혜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최근 문을 연 대전의 한 약국.
소화제가 상자째 어깨높이만큼 쌓여 있습니다.
의약품 뒷면 성분을 하나하나 비교해 담다 보니
카트가 어느새 가득 찼습니다.
"한눈에 봐도 기존에 익숙하던 동네 약국과는 다른 풍경입니다. 입구에는 카트와 장바구니가 줄지어 놓여 있습니다."
편의점 세 개를 붙여놓은 듯 넓은 공간에 약을 쌓아두고 파는 이른바 '창고형 약국'입니다.
대량 구매로 단가를 낮춰
기존 약국보다 30%가량 저렴하게 파는데,
대전은 물론, 수도권 등 전국적으로 속속
문을 열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대전에서 모든 약을 5만 원에 판매해 큰 논란이 된 약국도 있었던 만큼
저렴하게 소비자가 약을 고를 수 있는 이곳에
많게는 하루 수백 명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유진 / 소비자
"다른 약국은 가면 뭐 이것저것 권고도 많이 받는데, 여기엔 제가 필요한 것만 살 수도 있고‥"
골목상권을 지켜온 동네 약국들은 가격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생존을 걱정합니다.
인근 약국 약사
"자그마한 동네 약국에서 들어오는 유통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을 못 맞춰요. 이제 (동네 약국은) 다 무너져 버리는 거죠."
대형 약국이 시장을 장악할 경우,
약의 상품화가 심화될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지금도 1인당 연간 의약품 지출이
OECD 평균을 웃도는데,
쇼핑하듯 약을 사는 문화가 확산하면
불필요한 복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창고형 약국 측은 약사가 상주하며
복약 지도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창고형 약국 약사
"저희가 안내는 최대한 해드리긴 하는데 요즘은 워낙 구매하실 때 말 거는 걸 싫어하시기도 하고‥"
쇼핑하듯 약을 구입하는 소비 행태는
점차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이수현/소비자
"건강 관련한 거니까 계획 없어도 그냥 연말이고 해서 내년 위해 투자 겸 이제 쟁이러 왔어요."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되
약국이 단순한 쇼핑몰로 전락하지 않도록
안전장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장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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