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금산군의 한 농촌 마을에서
홀로 살던 80대 노인이 집 안에서 숨진 지
수일이 지나서야 발견됐습니다.
이웃 안부를 살피고 마을 살림을 챙기는
이장 자리는 수년째 비어 있었던 마을인데요.
요즘 농촌에 '이장 없는 마을'이 늘면서,
복지 사각지대도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윤소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도로가에 자리한
주택 대문이 굳게 잠겨 있습니다.
지난 6월, 이곳에서 홀로 살던 80대 노인이
안방에서 숨진 지 사흘 만에 발견됐습니다.
주택 매물을 확인하기 위해 마을을 찾은
외부인에 의해 뒤늦게 알려진 겁니다.
박경리/금산군 복수면
"어르신이 몇 년 전에 집을 매매로 내놓으셨어요. 마침, 그때 집 보러오셨기 때문에 그래도 3일 만에 발견되셨지, 그냥 계셨으면 한 달이 될지.."
마을 주민 백여 명 가운데 대부분이
70대 이상 고령층입니다.
이웃의 안부를 살펴야 할 이장 자리는
후보가 드문 데다 주민 갈등까지 겹치며
7년째 공석입니다.
법규상 이장은 지역 복지사업 지원과
정부 정책 홍보,
주민 의견 전달 등의 역할을 맡습니다.
그러나 이장이 없는 탓에
기초적인 정부 지원금 수급 절차를 밟기조차
원활하지 않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행정복지센터는
건장한 성인도 걸어서 1시간 넘게 걸리는데요.
차량이 없는 고령의 주민들은 기본적인
행정 업무조차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고정수/금산군 복수면
"민생 자금, 이런 것이 내려와도 언제 신청해야 하는지, 어떻게 가서 신청해야 하는지, 이장이 없으니까 다른 사람, 다른 동네 소식을 듣고.."
인근 다른 마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고령화로 마땅한 후보가 없어,
방치된 마을이 금산군에서만 7곳에 이릅니다.
김정태/금산군 복수면
"여러 가지로 불편하죠. 예를 들면, 면에다 뭐 같은 거 부탁할 일이 있는데도 우리가 가서 해야 잘 해주지도 않고.."
금산군은 이장 선출을 둘러싸고
마을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며,
일일이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현행 법규에는 이장이 공석일 경우
지자체가 주민 편익을 위해 공석을 방치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초고령화로 커지는 행정·복지 사각지대,
이장 역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됩니다.
MBC 뉴스 윤소영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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