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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만의 귀향' 문양목 지사 고국 품으로/투데이

최기웅 기자 입력 2025-08-14 08:50:59 수정 2025-08-14 08:50:59 조회수 0

             ◀ 앵 커 ▶

동학 농민혁명에 참여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헌신한

태안 출신의 독립운동가

문양목 지사가

12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조국은 반드시 독립된다'며

평생을 일제에 항거했던 문 지사는

광복 8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에서

영면에 들었습니다.

최기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톡턴에 있는

한 공동묘지.

한국 시각으로 지난 9일, 고국 귀환을 앞둔

충남의 독립지사 우운 문양목 선생의

유해 인도식이 거행됐습니다.

유골함에 적힌 이름 석 자 문양목,

부인 이찬성 여사와 함께 순국 85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나모 / 미국 새크라멘토 한인회장

"귀향은 늦었지만 결코 잊히지 않았고 이 땅은 이제 두 분의 이름을 감사의 기도와 함께

써내려 갑니다."

'조국은 반드시 독립된다', '내가 죽으면 내

뼈를 고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던

문양목 선생.

먼 이국 땅에서 평생을 나라를 위해 바친

고단한 여정을 조국의 품에서 마무리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키스 문 / 문양목 선생 손자

"이것은 단순한 가족의 의무가 아니라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그분을 고향으로 모시는 신성한 의무처럼 느껴집니다.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선생은 1907년

독립운동단체 대동보국회를 창립했습니다.

또, 일제의 보호정치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스티븐스 대한제국 외교고문을 사살한

장인환·전명운 의사의 재판후원회를 결성해

지원에도 앞장섰습니다.

당시 최대 규모의 재미 한인 독립운동 단체였던

대한인국민회 총회장을 지내는 등

일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생은

1940년 순국했으며 정부는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습니다.

하지만 독립한 조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이장에 대한 권리를 가진 유족이 없어

미국 법원에 파묘·이장 소송을 제기하고

교민 1,000여 명의 서명을 받는 등 각계각층의 노력이 모인 끝에 결실을 거뒀습니다.

특히, 이번 봉환은 미국의 다른 주에서도

독립운동가 유해를 한국으로 모실 수 있는

중요한 판례를 만든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이수연 / 문양목 선생 기념사업회 상임이사

"지난 10여 년 동안 유해 봉환을 추진한 결과 오늘에서야 비로소 그 뜻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고국을 떠난 지 120년 만에 선생은 다시

그리웠던 대한민국, 고향 땅을 밟았습니다.

추모제에는 지역 주민 등 많은 인파가 몰려

태극기를 손에 들고 문 지사의 귀향을

따뜻하게 맞이했습니다.

가세로 / 태안군수

"추모관 건립이라든지 우리가 더 오래 기억하고 또 우리가 보답하는 도리이기 때문에..."

이역만리에서 일제에 항거했지만

염원하던 독립의 순간을 끝내 보지 못했던

문양목 지사, 광복 80주년을 맞은

독립된 조국에서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MBC NEWS 최기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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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웅 kiwoong@t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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